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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휴가 무제한인 회사…그래도 잘 나가요

등록 2015-04-13 19:00수정 2015-04-13 21:29

스마트스터디 김민석 대표.
스마트스터디 김민석 대표.
[경제와 사람] 스마트스터디 김민석 대표
교육분야 매출 기준으로 구글 플레이스토어(모바일 앱 장터) 85개국에서 1위, 애플 앱스토어 95개 나라에서 1위, 전세계 누적 다운로드(내려받기) 6500만번 돌파, 하루 평균 85만명 이용. 2010년 설립돼 지난해 매출 76억원을 올린 직원 83명의 모바일 벤처기업 ‘스마트스터디’의 성적표다.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세계가 하나로 묶이는 시대에 벤처기업이 성공하려면 세계 시장으로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충실히 실천에 옮긴 회사다.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이 회사 김민석(34·사진) 대표를 만나 비결을 물었다. 그는 “애초 구상 단계부터 세계를 주목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교육용 앱은 시장이 제한적입니다. 카카오톡이라면 국내 사용자가 5000만명까지도 될 수 있겠죠. 하지만 인구 분포를 보면 어린이 교육 앱을 구매할 만한 국내 부모층은 150만명에 불과해요. 처음부터 세계에 통용될 제품을 내놓아야겠다고 생각했죠.”

어린이 교육용 앱 ‘핑크퐁’
교육분야 매출 1위 앱 ‘우뚝’
“출발부터 세계시장 겨냥 주효”

능동성·자율 강조하는 조직문화
직원들끼리 서로 별명 부르고
휴가도 각자가 쓰고싶은 만큼
“일 따로 휴식 따로 사는 건 아니죠”

이 회사 핵심 브랜드 ‘핑크퐁’은 1~5살 아이들에게 집중하고 있다. “이 아이들은 나라별 문화 차이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공통된 요소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연령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나이의 자녀를 둔 엄마 기획자, 교육 교재에 소양을 갖춘 프로그래머 등이 제작에 함께 참여했다. 이렇게 나온 육아용 교육 앱은 세계 많은 아이와 부모에게 공감을 일으켰다. “영국에서 우리 앱을 아이들 회화 교재로 쓰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이 회사가 출시한 앱은 모두 520여개에 달한다. ‘핑크퐁 동요동화’ 등 2~3개는 종합 콘텐츠를 갖춘 ‘중심기지’ 앱들이고, 나머지 수백개는 한 캐릭터나 기능에 초점을 맞춘 ‘위성’ 앱들이다. 위성 앱에는 중심 앱으로 사용자를 이끄는 요소들이 담겨 있고, 중심 앱은 또 다양한 위성 앱들을 써보도록 안내한다. 이런 ‘기지-위성’의 생태계 망이 구축되면서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마니아가 형성됐다고 한다.

이런 바탕엔 능동성과 자율을 강조하는 벤처기업 특유의 조직문화가 자리잡고 있었다. 스마트스터디를 방문한 이날은 마침 김 대표의 생일이기도 했다. 매달 한번씩 그달에 생일을 맞은 직원 모두를 축하하는 풍습이 있는데 오후 5시가 되니 전 직원이 회사 옥상공원에 모여들었다. “우리 ‘족장님’을 표현하는 단어를 모아 봤는데요, 고프로(야외 촬영에 초점을 맞춘 카메라 브랜드), 앱등이(애플 제품 마니아) 등이 뽑혔네요.” 사회를 맡은 직원이 말한 “족장”이란 김 대표다. 평균 연령 30살인 이 회사 직원들은 서로 별명으로 부른다. 유료화 담당자는 ‘돈독’, 홍보담당자는 ‘전파’와 같은 식이다.

또다른 특징은 휴가가 ‘무제한’이라는 점이다. 정해진 일수 없이 쓰고 싶은 만큼 쓴다. “연차가 정해져 있으면 괜히 연말에 못 쓴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잖아요. 일 따로 휴식 따로 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해이한 직원이 생기지 않을까? 직원들이 서로 진행중인 프로젝트 내용을 잘 아는 투명한 구조 탓에 그런 문제는 아직 없었다고 한다. “일이 막히니 집에 가서 샤워를 하다가 해결책이 떠올라서 치맥(치킨과 맥주)을 먹으며 프로그램을 짜는 경우도 있어요. 즐기면서 하면 더 효율적이죠.”

이런 생각을 품게 된 뿌리에는 아버지 가르침이 있었다고 한다. “뭐 하라고 하기보다 자유롭게 놔두셨죠. 컴퓨터에 미쳐 살 때 조용히 프린터나 스캐너를 사주셨는데, 그러면서 자연히 사진편집 등 다른 분야로 관심이 옮겨갔어요.” 그의 아버지는 삼성출판사 김진용 대표다. 그는 대학 신입생인 2000년 게임사 넥슨에서 인턴으로 학업과 일을 병행하다 엔에이치엔(NHN·현 네이버)으로 옮겼다. 2008년 삼성출판사 콘텐츠 디지털화 부문을 맡다가, 옛 개발자 동료 둘과 합심해 스마트스터디를 세웠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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