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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일자리 두배 늘고 매달 4천명 찾아…‘농촌 회생 모델’ 실험중

등록 2015-04-12 20:27수정 2015-04-12 20:27

구례자연드림파크에는 매달 3000~4000명의 조합원·시민·학생들이 방문해 견학·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예비 유치원 교사들이 쿠키 만들기 체험을 하는 모습.  아이쿱생협 제공
구례자연드림파크에는 매달 3000~4000명의 조합원·시민·학생들이 방문해 견학·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예비 유치원 교사들이 쿠키 만들기 체험을 하는 모습. 아이쿱생협 제공
구례자연드림파크 1년 성과는
19개 공장서 340개 품목 생산·유통
고용 인원 1년반 만에 190명→400명
산부인과 다시 열고 주택단지도 지어
주거·교육·의료·문화 인프라 구축
윤리적 생산과 ‘농촌 재생’ 시너지
산수유가 만개한 전남 구례군 자연드림파크는 요즘 방문객을 맞느라 분주하다. 미국의 다큐멘터리 촬영팀, 구례군과 자매결연을 맺은 일본 운젠시 시민들, 수입 상담을 하러 온 중국 산동국강(산둥궈창)그룹 일행 등 방문객의 유형도 다양하다. 주된 손님은 파크를 구경하고 체험하려는 조합원과 도시 소비자, 학생들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운영중인 견학·체험 프로그램의 참가자는 매달 3000~4000명에 이른다. 라면·막걸리 등 주요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쿠키·피자·소시지 등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얼마 전에는 조합원 등이 묵을 수 있는 리조트(휴센터)도 문을 열었다. 연간 10만명이 찾아오는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는 게 자연드림파크의 목표다.

지난해 4월 완전 개장한 구례자연드림파크 전경.  아이쿱생협 제공
지난해 4월 완전 개장한 구례자연드림파크 전경. 아이쿱생협 제공
아이쿱생협의 ‘친환경 유기식품 산업단지’ 구례 자연드림파크가 지난해 4월 완전개장한 지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 구례에선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현재 자연드림파크에는 15개 법인 19개 생산라인이 가동중(2014년 기준)이며, 쌀·베이커리·만두·김치·막걸리·육가공 등 340개 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공방(공장)에 필요한 원재료와 부재료를 보관·공급하는 물류센터, 농산물전처리(APC)시설, 식품검사센터 등의 시설도 갖추고 있다. 자연드림파크에는 지금도 새로운 공방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지난해 말 완공한 전분 공방에선 소맥·감자·옥수수 전분 등을 시범생산하고 있으며, 6월께는 전란액 생산설비가 가동된다. 올해 하반기엔 한과와 콩나물 공방이 본격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자연드림파크의 지난해 전체 생산액(매출액)은 366억원으로, 완전개장 이전인 2013년(250억원)에 견줘 46% 성장했다. 생산라인과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일자리도 늘었다. 자연드림파크 고용 인원은 2013년 10월 190명에서 완전개장을 한 지난해 4월에는 270명으로, 지난해 말에는 360명으로 늘었다. 아이쿱생협 쪽은 “올 상반기까지는 400명에 이를 전망이며, 계획대로라면 10년 후에는 1000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밝히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이들에겐 아이쿱생협 자체적으로 설정한 ‘최저임금’이 적용된다. 시급 기준으로 지난해는 6500원, 올해는 7000원이다. 법정 최저임금보다 25%가량 높은 수준이다.

조합원과 자녀들이 생산 공방을 둘러보는 모습. 아이쿱생협 제공
조합원과 자녀들이 생산 공방을 둘러보는 모습. 아이쿱생협 제공
구례 자연드림파크의 목표는 생산·물류의 효율화뿐 아니라 ‘농업과 지역사회의 회생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젊은이가 함께 살아가는 구례 만들기’를 위해 일자리, 주거, 교육, 의료, 문화 등 다섯가지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아이쿱생협 관계자는 “청년세대가 농촌으로 돌아오려면 일자리가 있고 소득이 높아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생활에 필요한 다른 기본적인 욕구들 또한 충족되어야 한다. 이는 6차 산업으로서의 농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자연드림파크 안에 문을 연 구례 유일의 개봉 영화관에는 지금까지 3만5000여명의 주민이 찾았다. 전남의 22개 시·군 중 영화관이 있는 곳은 구례를 포함해 4곳뿐이다. 구례뿐 아니라 인근 남원·하동·곡성 등에서도 관람객이 찾아온다. 올해 초에는 구례보건의료원에 산부인과가 다시 문을 열도록 지원했다. 의료원에 산부인과 공중보건의가 없어진 지 4년 만이다. 앞으로 구례에 없는 이비인후과도 개설을 지원할 예정이며, 중장기적으로는 독립적인 의료생협법인을 만들 계획이다. 파크 인근 문척면 안지마을에는 조합원들이 정착할 수 있는 주택단지(60가구)를 짓고 있으며, 지난달 문을 연 수제맥주 공방 ‘비어락하우스’에서는 매달 음악 공연 등 젊은이를 위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아이쿱생협과 구례군은 2017년 준공을 목표로 1만6000평 규모의 제2단지 조성을 추진중이며, 충북 괴산에도 복합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아이쿱생협사업연합회 신복수 전 회장은 “인구수가 3만~4만명에 불과한 농촌지역 시·군에는 시장 논리만으로는 기본적인 생활 인프라가 들어서기 힘든 환경”이라며 “구례의 모델은 협동조합 방식으로 윤리적 생산의 근거지를 만드는 동시에 농촌 회생을 모색하기 위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김회승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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