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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경마에 말은 빠지고…사람들만 ‘말싸움’

등록 2015-02-03 21:15수정 2015-02-03 22:19

마사회, 국산·외국산 통합경주 시행
마주협회 “국내 농가 타격” 보이콧
오스트레일리아산 경주마 천지불패(왼쪽)와 한국산 경부대로. 사진 한국마사회 제공
오스트레일리아산 경주마 천지불패(왼쪽)와 한국산 경부대로. 사진 한국마사회 제공
국내 경마계에 파열음이 요란하다. ‘외국산 말과 국산 말의 통합경주’ 시행이 뜨거운 감자다. 통합경주 시행을 뼈대로 한 한국마사회의 ‘경마 혁신안’에, 말을 경주에 공급해주는 서울마주협회가 강력 반발하면서, 이번 주말(7~8일)로 예정된 총 23경주(1~6등급) 중 3경주(1~2등급)가 취소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마사회가 올해부터 시행하기로 한 경마 혁신안이 국산 말 생산농가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며 서울마주협회는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꾸려 반대하고 있다. 국산 말의 경주 경쟁력이, 외국산 말에 견줘 크게 떨어지는데 같이 경쟁을 시키면 마주들이 국산 말을 기피할 것이고, 결국 국산 말 생산 농가는 고사 위기에 빠진다는 주장이다. 서울마주협회는 480명의 마주와 200개 생산농가(1300마리)로 구성돼 있다.

국산 말이나 외국산 말이나 경마에 쓰이는 품종은 ‘서러브레드’(Thoroughbred)로 동일하다. 어느 나라에 태어나서 어떻게 사육됐느냐에 따라 경주 경쟁력 등 말의 능력이 다르다고 마사회는 설명한다. 국내 경주마의 75%가 국내에서 태어나고 키워진 말이라고 한다.

마사회는 “최근 10년 동안 매출이 정체되고(매출액 2002년 7조6491억원→2013년 7조7035억원), 경마 인구의 이탈이 심각하다(2002년 195만명→2013년 114만명)”고 판단해, 지난해 8월 말 경마 혁신안을 발표했고 올해 본격 시행하기로 했다. 삼성 출신 현명관 회장이 이를 주도했다. 말 생산농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4년 동안 733억원에 이르는 투자 약속도 내걸었다.

경마는 1~6등급(높은 등급일수록 잘 뛰는 말)까지 6가지로 차등적으로 열린다. 이번 경마 혁신안은 1~2등급 경기에 한해 외국산과 국산 말의 통합경주를 시행해 국산 말의 경쟁력을 단계적으로 높이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3~6등급 경주는 지금처럼 외국산 말은 외국산 말끼리, 국산 말은 국산 말끼리 경쟁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서울마주협회 관계자는 “(산지) 통합경주는 어느 정도 예고를 두고 단계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급진적으로 시행될 경우 생산농가의 타격이 너무나 크고, 궁극적으로 경마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서울마주협회는 이에 따라 이번 주말 시행하기로 한 1~2등급 3경주에 대해 2경기는 국내산 말만, 1경기는 외국산 말만 등록·신청시켜 통합경주를 파행으로 이끌었다. 이에 마사회는 이번 주말 3경주에 대해 고객들에게 공정성 시비를 일으킬 수 있다며 ‘미시행’으로 응수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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