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중국 수출이 5년 만에 전년대비 감소했다. 대중국 수출은 지난 10년여 동안 금융위기 여파가 극심했던 2009년 딱 한 차례를 빼고는 증가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전체 수출도 2%대 증가에 그쳐 저성장세가 굳어지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2014년 수출입 동향과 2015년 전망’ 자료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대비 2.4%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수출 증가율이 2012년 -1.3%, 2013년 2.1%였던 점을 고려하면, 3년 연속 수출이 감소하거나 저성장 상태에 있는 셈이다.
수출 증가율이 미미한 것은 대중국 수출이 쪼그라든 영향이 크다. 2004년 41.7%까지 치솟았던 대중 수출 증가율은 2012년 0.1%, 2013년 8.6%로 증가세가 약해진 뒤, 지난해에는 잠정 집계 결과 -0.4%로 전년대비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2009년의 -5.1%를 빼곤 최근 10여년 사이 최저치다.
우리나라의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분의 1로 막대하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고도성장 시대의 종언을 알리고 시진핑 국가주석이 구조개혁과 내수에 집중하는 ‘뉴노멀 시대’를 선언한 상황이어서 대중국 수출의 정체 현상은 쉽사리 되돌리기 어려워 보인다. 중국의 고도성장과 함께 우리나라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율은 한때 90%를 웃돌기도 했으나, 최근 몇년 새 50%대를 기록하는 등 크게 낮아졌다.
산업부는 2015년 연간 수출은 2014년에 견줘 3.7%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위기 여파의 정점이었던 2009년을 빼고는 2004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산업부는 “세계경제의 완만한 회복에 따라 수출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또한 낙관적인 전망일 수 있다. 최근 3년간 수출 실적은 산업부가 해마다 연초에 내놓는 수출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연말 실적을 연초 전망에 견줘보면 절반 이하에 그치는 상황이다. 수출이 활기를 띠던 시절에는 이런 일이 드물었다. 연말 수출 실적은 연초 전망치를 대체로 웃돌거나 일치했다. 예컨대 수출 증가의 정점이었던 2004년엔 연초 전망을 12.2%로 잡았다가 수출이 폭증하자 5월에 뒤늦게 23.8%로 전망치를 크게 올렸으나, 연말 실적은 31%로 수정 전망조차 훌쩍 넘어서는 식이었다.
한편 2014년 교역규모는 1조988억달러로 사상 최대 기록을 이어갔다. 수출액은 5731억달러, 수입은 2.0% 늘어난 5257억달러로 흑자규모는 474억달러였다. 지역별 수출 증가율은 ‘미국의 나홀로 호황’ 추세에 걸맞게 미국이 13.4%로 가장 높았고, 유럽연합(EU)은 5.9%, 아세안은 3.5%로 양호했다. 대일 수출은 엔화 약세와 현지 경기침체 여파로 -6.9%로 집계됐는데, 이는 2013년 -10.7%보다는 오히려 호전된 것이다.
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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