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서울 은평구 청년허브에서 지미 팸 코토 대표(오른쪽)와 코토 졸업생 리엔비엔이 참가자들에게 코토의 역사와 활동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우리밀급식 제공
“아버지의 나라이자 사회적 경제 기반이 잘 갖춰진 한국에 지사를 만들고 싶다.”
베트남의 첫 사회적 기업 코토(KOTO)의 창업자이자 대표 지미 팸(문용철·41)이 ‘코토 서울’ 설립 등을 협의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은평구 청년허브에서 열린 후원 행사에 참석한 그는 ‘코토 모델’의 역사와 성과에 강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의 사회적 경제 조직들과 코토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고, 코토 모델을 확산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예전부터 해외 지사로 사회적 경제 기반이 잘 갖춰진 서울을 고려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 아버지를 둔 라이따이한이다.
코토는 1999년 설립된 베트남의 첫 사회적 기업으로 레스토랑과 교육센터를 운영중이다. 불우 청소년들의 자활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청소년들이 일자리를 얻고 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년의 교육 기간 동안 영어, 요리, 레저, 관광 등 전문 직업교육을 비롯해 성교육, 의사소통 기술, 분노 조절, 시민으로서의 책임감 등 인성교육을 제공한다. ‘KOTO’(코토)는 ‘Know One Teach One’(노 원 티치 원)의 줄임말로, ‘아는 것을 나누어야 한다’는 뜻이다. 지식을 혼자만 소유하는 게 아니라 남과 공유하고, 거기서 동기 부여가 생긴다는 것이다. 지미 팸은 “아이들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힘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며 “어려운 성장 환경 탓에 자존감이 낮고 수동적인 아이들이 성취감을 통해 책임감을 갖고 자립하도록 돕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코토의 강점은 호텔·관광 전문가들과 졸업생으로 이뤄진 전문 강사진이다. 이번 행사에 함께 참석한 코토 졸업생 리엔비엔은 “코토는 나도 다른 가정과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졸업 뒤 포츠앤팬스를 선택한 이유도 내 지식과 경험을 다른 아이들과 나누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그녀가 주임 셰프로 일하고 있는 포츠앤팬스는 코토 졸업생들이 요리와 서빙을 담당하는 코토의 체인 레스토랑 중 하나다. 요리사, 바텐더, 호텔리어 등 1000여명의 졸업생이 베트남 곳곳에서 호텔·관광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코토의 강사이자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지미 팸은 “졸업생들이 다시 코토로 돌아오는 인력의 선순환 구조가 코토 사업 모델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아버지의 나라이자 나의 고국과 다를 바 없다. 코토 모델을 한국 실정에 맞게 보완해 한국 청소년들에게도 꿈과 비전을 심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은경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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