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시장에선 전통주 시장을 성장시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 대기업-중소기업간 경쟁보다는 상생을 추구하는 상황이다. 서울탁주제조협회의 한 제조장에서 막걸리를 용기에 담고 있다. 서울탁주제조협회 제공
[적합업종제 시행 4년…지금 중소기업 현장에선]
(3) 막걸리 - 서울탁주제조협회
(3) 막걸리 - 서울탁주제조협회
적합업종된 뒤 맛·위생 질적 성장
“중기 보호해야 지역막걸리 발전” 대기업과 제조기술 등 협업 통해
내수-수출로 시장나눠 상생 가능 “2011년 당시 5000억원대에 이른 막걸리 시장은 매출의 정점을 찍었다고 봐야 해요. 주류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막걸리 열풍의 거품이 빠지고 시장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거죠. 양적인 성장에만 힘을 쏟던 업체들이 제도시행 뒤에 질적인 성장에 치중한 것도 한 요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난 3년간 서울탁주도 맛과 위생에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추려 노력했다. 냉장유통체계를 갖춰 신선한 막걸리 공급에 신경쓰고, 식품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는 ‘해썹(HACCP)마크’도 받았다. 신제품도 부지런히 선보였다. 홍삼막걸리인 ‘홍삼 장’, 달콤한 맛이 강한 캔 막걸리 ‘이프’를 출시해 일본·중국 등으로 수출도 꾀했다. 국순당과 우리술도 각각 ‘아이싱’, ‘미스리’를 잇따라 개발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막걸리는 지역 특성이 강한 전통주에요. 수출 비중은 저희도 5%가 안될 만큼 내수산업이고요. 대기업이 참여하면 시장규모는 커질지 몰라도 다양성이 없어질 겁니다. 그렇다고 대기업과 상생할 수 있는 부분이 없진 않아요. 대기업의 실험실 등을 공유해 발효나 제조기술 등을 함께 연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의 경우는 롯데칠성주류와 2010년부터 협업 중입니다. 해외영업력이 있는 롯데가 살균막걸리의 수출을 담당하고 있어요.” 막걸리 시장은 다행히 전통주 시장을 성장시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 다른 주류 업계에 비해 경쟁보다는 상생을 추구하는 상황이다. 장 사장은 대기업의 막걸리 시장 진입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맥주와 소주 등 다른 주류 시장이 막걸리보다 큰 탓이다. 실제로 대기업인 씨제이(CJ), 롯데칠성주류, 하이트진로는 막걸리 시장에서 수출과 유통만 하고 있다. 하지만 그도 막걸리의 적합업종 재지정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규모의 경제’로 발전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 반면 고유의 특성을 유지하며 발전하는 산업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산업이 막걸리라고 생각해요. 가내수공업 수준의 업체들이 자생할 수 있도록 보호, 육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특색 있는 지역 막걸리들이 발전하며 전통을 유지할 수 있다고 봅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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