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운 옷을 차려입고 서울 중구 명동 거리를 지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외국인이 한국에서 쓴 카드 사용액이 외국을 방문한 내국인의 카드 사용액을 앞질렀다. 요우커로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의 방한 급증 때문으로 분석된다.
28일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지난 3분기 중 외국인(비거주자)이 한국에서 쓴 카드 사용액은 32억7000만달러로, 전 분기(29억1300만달러)에 비해 12.2% 증가했다. 외국에 나간 내국인(거주자)의 국외 카드 사용액(32억300만달러)보다 많다. 분기별로 카드사용 통계가 공식 집계된 2001년 이후 외국인의 한국 내 카드 사용액이 내국인의 국외 사용액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8년의 경우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카드 사용액(연간 기준)은 내국인이 해외에서 쓰고 온 규모의 34.1%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류 열풍에 힘입어 방한 외국인이 늘면서 이런 비중은 2009년 50.1%, 2011년 53.3%, 2013년 77.3%로 급증했다.
외국인의 한국 내 카드 사용 급증은 국내 입국자 수가 갈수록 늘어나가 때문이다. 올 1분기 입국자는 286만명이었으나, 2분기엔 376만명, 3분기에는 405만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외국인 전체 입국자의 50% 내외를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24%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정선영 한국은행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세로 당분간 거주자와 비거주자간 카드 사용액의 역전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여름방학 및 휴가철, 추석 대체 휴일제 도입 등의 계절적인 요인 등으로 3분기 내국인 출국자 수가 432만명으로 늘어나면서, 현금 및 카드 사용 등을 통한 해외 여행지급 총액도 64억9000만달러로 전 분기(58억4000만달러)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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