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 강세에 힘입어 전날보다 5.1원 오른 1099.0원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일본 소비세 인상 연기 등 여파
100엔당 940원 선마저 위태로워
100엔당 940원 선마저 위태로워
18일 원-엔 환율이 100엔당 940원대 초반까지 밀려 6년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에 따른 엔화 약세(엔저) 가속화로 이달 초 100엔당 950원 선을 내준 데 이어, 17일 발표된 일본의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과 소비세 인상 연기 등의 여파로 940원 선마저 위태로운 양상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전날보다 3.66원 하락한 100엔당 942.54원(외환은행 오후 3시 고시 기준)에 거래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8월12일(938.93원) 이후 최저치로, 엔화 대비 원화 가치가 6년3개월 만에 가장 높아졌다.
원-엔 환율은 지난달 31일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 발표 이후 달러화 대비 엔화 약세가 원화 약세보다 더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950원 선 밑으로 급락했지만, 지난 6일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의 “엔화와 원화가 동조화해서 움직이도록 하고 있다”는 발언 이후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950원 선을 회복하면서 안정적인 등락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 13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엔저 우려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언급한 뒤 원-엔 환율은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940원 선을 위협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1원 오른 달러당 1099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엔화 약세가 다시 시작된 영향으로 달러 강세가 진행되면서 장중 1101.6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수출업체들의 달러화 매도 물량과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로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전날 115엔대로 떨어졌던 엔-달러 환율은 이날 116엔대를 다시 회복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소비세 인상 연기와 조기 총선 시행 발표가 엔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선 일본의 소비세 인상 연기 발표 이후 엔-달러 환율 상승 폭이 확대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다시 1100원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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