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국유은행 중국·공상·건설·농업은행
지난해 말 견줘 22% 부실채권 급증
지난해 말 견줘 22% 부실채권 급증
중국 주요 국유 은행들의 부실채권이 최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4대 국유은행인 중국은행, 공상은행, 건설은행 및 농업은행 보유 부실채권이 지난 9월 말 현재 모두 4150억위안(약71조7000억원)에 달했다고 31일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이는 지난해 말에 견줘 22%, 지난 6월 말보다 8% 늘어난 것이다. 건설은행의 부실채권은 지난 3분기에 전분기보다 10%나 증가했다. 농업은행의 부실채권은 지난 6월말 974.7억위안에서 9월말 1034억위안으로 불과 3개월 사이에 약 60억위안 늘어났다. 이에 따라 이들 4대 은행의 자산에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말 평균 1.03%에서 1.14%로 늘어났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아직 4대은행의 자산대비 부실채권 비율이 그리 높지 않지만 계속 늘어나고 있는 데다, 지난해 대출금리 하한선을 없앤 이후 은행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이윤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지난 분기 공상은행의 순익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7.7%, 농업은행은 6%였는데 이는 수년 전 두자릿수를 기록했던 것에 비교해 크게 둔화한 것이다.
지난 3분기 중국 성장률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인 7.3%를 기록하는 등 경제가 하강국면으로 접어들면서, 2008년 이후 재정 확대로 인한 활황기에 돈을 빌린 많은 기업들이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석탄·철강·방직 산업과 부동산 등 여러 부문에서 과잉투자 문제가 누적돼 있고 특히 장강과 주강 삼각주의 제조업들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 교통은행 보고서를 인용해 부실채권 위험이 갈수록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그리고 동남부 일부 지역에서 서쪽 내륙지역으로 확산하는 추세라며 이는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중국 경제에 대한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제이피 모건의 아시아 금융 리서치 책임자 조시 클라첵은 “이대로 가면 중국 산업의 공급 사슬이 흔들리면서 내수에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로이터>는 이런 우려가 중국 주요 은행의 지난 3분기 매출과 주가가 크게 떨어진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미 중국 국유은행은 이미 악성 부채 증가, 중국의 불안한 성장세, 지분매각 전망 등으로 인해 세계 대형 은행 가운데 주가수익비율(PER)이 가장 낮은 편이다.
박영률 기자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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