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로 3년 연속 하락세
제조업·대기업 증가율은 0%대
제조업·대기업 증가율은 0%대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49만2288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16일 내놓은 ‘2013년 기업 경영 분석’ 자료를 보면, 지난해 이들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1%로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이래 가장 낮았다. 2010년까지만 해도 연간 15.3%였던 매출액 증가율은 2011년 12.2%, 2012년 5.1%에 이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하락했다.
특히 국내 경제의 주력인 제조업과 대기업의 경우 매출액 증가율이 0%대로 급락해 사실상 외형 성장이 멈춘 모습이었다. 2012년 4.2%였던 제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0.5%로 떨어졌다. 이는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1998년의 0.7%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대기업 매출액 증가율도 지난해 0.3%로 2012년(5.0%)에 견줘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그나마 매출액 증가율이 같은 기간 5.3%에서 5.6%로 소폭 상승했다.
한은은 지난해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와 세계경기 부진으로 인한 수출 물가 하락의 영향으로 수출 대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크게 떨어져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매출액은 원화 기준으로 계산되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같은 양을 수출해도 매출액은 감소하게 된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4.1%로 2012년과 같았다. 하지만 영업외 수지가 악화하면서 매출액 세전순이익률은 2.9%로, 역대 최저치이자 2008년 금융위기 때와 같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매출액 세전순이익률은 매출에서 원가와 이자비용 등을 모두 제외하고 세금을 내기 전 남는 돈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따라서 기업들은 지난해 1000원어치 상품을 팔아 29원을 손에 쥔 셈이다. 이 금액은 2010년 49원에서 2011년 37원, 2012년 34원 등으로 3년 연속 줄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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