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4억 약정…출연액은 21% 286억원
석유공사 규모비해 적은 10억 약정
그나마 2년 동안 한푼도 안내
수력원자력·수자원·한전 10% 미만
석유공사 규모비해 적은 10억 약정
그나마 2년 동안 한푼도 안내
수력원자력·수자원·한전 10% 미만
과도한 복지혜택과 방만경영 등으로 인해 각계로부터 끊임없이 비난을 받아온 공기업들이 정작 중소기업 상생을 위해 내기로 약속한 동반성장기금 출연금은 4년째 제대로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석유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자원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네 곳은 올해 들어 동반성장기금 출연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6일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산업통상자원위원회)이 산업통상자원부한테서 제출받은 ‘공공기관 동반성장 기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 4년간 국내 공기업의 동반성장기금 출연액은 285억9900만원으로 출연을 약속한 금액의 21.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민간 대기업 출연 비율(40.3%)의 절반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출연을 추가로 약정한 공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동반성장기금은 중소기업 기술 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2011년부터 지금까지 대기업 77곳(6518억원), 공기업 14곳(1334억원), 중견기업 32곳(393억원) 등 모두 123개 기업이 8245억원의 출연을 협약해 조성돼왔다.
한국석유공사의 경우 지난해 재정 규모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규모(10억원)를 약정해 형식적 참여가 아니냐는 비난을 받았는데, 그나마 현재까지 2년간 기금 조성에 일절 참여하지 않았다.
한국수력원자력도 2011년 150억원을 약정했지만, 그동안 모두 12억원(달성률 7.9%)만 출연하는 데 그쳤다. 2012년과 올해는 아예 한 푼도 출연하지 않았다.
26억원을 약정한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2억원(출연 비율 9.3%)을 출연하는 데 그쳤고, 25억원을 약정한 한국지역난방공사도 4억원(15.4%)에 머물렀다.
대표적 공기업인 한국전력은 300억원을 약정했지만, 지난 4년간 29억1900만원(9.7%)을 출연하는 데 그쳤다. 한국남동발전 등 한전 산하 5개 발전공기업도 150억원씩 약정했지만 31억~52억원(20.0~34.9%)을 출연했다.
동반성장기금 출연에 참여한 민간 대기업 73곳의 경우 6518억원의 출연을 약속했고 지금까지 2629억원을 출연해 평균 출연율이 40.3%로, 공기업 출연 비율의 갑절에 이르렀다.
동반성장기금과 관련해 연도별 각계 출연 현황을 보면, 이명박 정부가 동반성장을 강조한 2011년 1134억원으로 당시 출연을 약속한 금액의 44.3%가 모아졌지만 정권 말기인 2012년 출연금이 285억원으로 큰 폭으로 줄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경제민주화가 다시 부각되면서 취임 첫해인 2013년 840억원으로 크게 늘었으나, 올해는 781억원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해만 해도 박근혜 대통령의 중소기업론에 기대 100억원이 넘는 기금을 출연한 공기업들이 올 들어 규제개혁 등 친기업 시류에 편승해 상생을 위한 기금 출연을 외면하고 있다”며 “신의 직장으로 행세하며 방만경영에만 돈을 물 쓰듯 하는 공기업이 정작 경제민주화의 산물인 중소기업 동반성장기금 출연을 외면하는 것은 수치스런 일”이라고 비판했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공기업 동반성장 출연 세부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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