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재벌 쏠림현상 심화
지난해 5조원 늘어 140조원
GDP비중 0.23%p↑ 9.71%로
1위 삼성 3조원 늘어 68조원
GDP 비중 확대 ‘세 재벌 합친 몫’
그밖의 나머지 500대 기업은
부가가치 13.5%↓ 비중 1.33%p↓
지난해 5조원 늘어 140조원
GDP비중 0.23%p↑ 9.71%로
1위 삼성 3조원 늘어 68조원
GDP 비중 확대 ‘세 재벌 합친 몫’
그밖의 나머지 500대 기업은
부가가치 13.5%↓ 비중 1.33%p↓
삼성과 현대차·에스케이(SK)·엘지(LG) 등 4대 그룹 계열사의 지난해 부가가치 창출액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10%에 가까운 9.71%로 나타났다. 2012년에 견줘 0.23%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상위 재벌그룹으로 경제력이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시이오(CEO)스코어는 매출 기준 국내 500대 기업 중 금융감독원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는 425개 기업(결산월이 변경돼 전년과 비교가 어려운 보험·증권업종 제외)의 부가가치 창출액을 조사한 뒤 그룹별로 분류해 17일 발표했다. 부가가치란 ‘생산자가 생산과정에서 새롭게 덧붙이는 가치’로, 기업의 경우 자본의 수익(순이익)과 노동자에게 지급한 인건비, 나라에 낸 세금(법인세 등)으로 주로 배분된다. 시이오스코어는 여기에 순금융비용과 감가상각비, 임차료 등 감사보고서를 통해 알 수 있는 내역을 더해 집계했다. 한 나라 안에서 모든 경제주체가 생산활동에 참여해 창출한 부가가치의 합계가 국내총생산(GDP)이므로, 기업의 부가가치 창출액은 나라 경제에서 해당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가장 잘 설명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500대 기업 가운데 4대 그룹 계열사 70곳이 지난해 창출한 부가가치 총액은 2012년 135조2530억원에 견줘 5조원 늘어난 140조238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9.48%에서 9.71%로 커졌다. 삼성그룹 19개 계열사가 창출한 부가가치액이 68조365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2012년(65조6740억원)보다 3조원 가까이 증가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6%에서 4.73%로 커졌다.
현대차그룹 18개 계열사는 37조6430억원(국내총생산의 2.61%)의 부가가치를 창출해 삼성그룹의 뒤를 이었다. 엘지(14개)와 에스케이그룹(19개)은 각각 19조3520억원(1.34%), 14조8780억원(1.03%)의 부가가치를 창출해 3, 4위에 올랐다. 이들 세 그룹의 부가가치 창출액의 국내총생산 비중은 현대차가 전년 대비 0.03%포인트, 엘지가 0.01%포인트, 에스케이그룹이 0.06%포인트 커졌다. 세 그룹을 합쳐도 0.1%포인트로 삼성의 비중 확대분(0.13%포인트)에 이르지 못했다. 4대 그룹 중에서도 특히 삼성으로 심하게 집중됐음을 보여준다.
이들 4대 그룹에 속한 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500대 기업이 창출한 2013년 부가가치 합계액은 113조9300억원으로 2012년(131조6650억원)에 견줘 13.5%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 비중도 9.22%에서 7.89%로 1.33%포인트나 떨어졌다. 박주근 시이오스코어 대표는 “경기부진 속에 우리 경제의 4대 그룹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별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의 부가가치 창출액이 45조원(지디피의 3.1%)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차(15조9000억원), 삼성디스플레이(9조6000억원), 기아차(8조원), 에스케이하이닉스(6조8000억원) 순이었다. 포스코와 롯데, 케이티를 비롯한 10위권 기업들의 부가가치 창출액은 전년보다 작게는 4.7%에서 크게는 33.7%까지 감소했다. 시이오스코어는 각 그룹이 창출한 부가가치가 자본과 노동자, 국가 등에 어떻게 배분됐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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