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실러 애플 마케팅 담당 부사장이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플린트센터에서 열린 새 제품 공개 행사에서 기존 아이폰에 견줘 화면 크기를 키운 ‘아이폰6’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쿠퍼티노/AFP 연합뉴스
2년만에 아이폰 6, 6+ 발표
화면크기 각각 4.7, 5.5인치
두께 줄여 ‘한손느낌’ 살려
업계 “대화면 시장 외면 못해”
착용형 애플워치 3종도 함께 공개
시장주도 삼성과 치열한 승부 예상
내일부터 예약판매…한국도 곧 상륙
화면크기 각각 4.7, 5.5인치
두께 줄여 ‘한손느낌’ 살려
업계 “대화면 시장 외면 못해”
착용형 애플워치 3종도 함께 공개
시장주도 삼성과 치열한 승부 예상
내일부터 예약판매…한국도 곧 상륙
‘더 커지고 더 얇아졌다.’
애플이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 쿠퍼티노 시에 있는 플린트센터에서 공개한 최신작 스마트폰 ‘아이폰 6’와 ‘아이폰 6+’에 대한 반응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전작인 ‘아이폰5’ 이후 2년 만에 대형 행사를 열어 선보이는 최신 아이폰을 통해, 애플은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5인치 이상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에 가세하게 됐다. 애플은 또 이날 첫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도 함께 공개하며,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정체를 상쇄해줄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시장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크다는 것 이상(bigger than bigger).” 애플의 최고경영자(CEO)인 팀 쿡은 이날 최신 아이폰을 소개하며 이렇게 강조했다. 전작에 비해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역시 화면 크기다. 애플이 선보인 아이폰 6와 아이폰 6+는 각각 화면 크기가 4.7인치와 5.5인치다. 아이폰 5(4인치)보다 커진 것은 물론, 아이폰6+의 경우 맞수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5’(5.1인치)와 ‘갤럭시 노트4’(5.7인치) 사이 크기다.
이런 대화면은 “스마트폰은 한 손 엄지손가락으로 모든 것을 조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창업자 고 스티브 잡스의 철학을 뒤집은 것이다. 대신, 애플은 두께를 7.6㎜(아이폰 5s)에서 각각 6.9㎜, 7.1㎜로 줄이고, 무게 증가(112g→129g, 172g)를 최소화하는 한편, 각진 디자인(다이아몬드 커팅 방식) 대신 둥그스름한 곡면 디자인을 채용해 ‘한 손 사용감’을 놓치지 않도록 고심했다.
‘패블릿’(스마트폰+패블릿)이라고도 불리는 5인치 이상의 스마트폰 시장은 그동안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앞세운 삼성전자가 주도해온 영역이다. 애플이 잡스의 철학까지 포기하면서 화면 크기를 키운 것은 변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컨설팅 기업인 ‘액센츄어’가 23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절반 가량이 올해 5인치 이상의 대화면 스마트폰을 사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특히 신흥 시장인 중국과 인도에선 3분의2 이상의 응답자가 5인치 이상 화면 크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다. 업계에선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이 중저가 제품을 앞세워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대화면 시장을 끝내 외면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애플이 아이폰 화면 크기를 키운 것을 두고 <뉴욕 타임스> 등 일각에선 시장 트렌드(흐름)를 이끌어왔던 이전 태도에서 벗어나 경쟁사들이 주도하고 있는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다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포브스>의 경우, “스마트폰의 외형을 이끌었던 선도주자였던 애플이 이제는 누군가를 뒤쫓는 처지에 놓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애플의 가세로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은 전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전략 스마트폰 격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3일 ‘갤럭시 노트4’를 선보인 것을 비롯해 최근 독일에서 열린 가전박람회(IFA)에서 엘지(LG)전자는 ‘G3 스타일러스’(5.5인치), 소니는 ‘엑스페리아 Z3’(5.2인치), 레노버는 ‘바이브X2’(5인치)를 공개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히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던 삼성과 애플 사이에 치열한 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제품 다변화 전략과 관련해 애플은 이날 첫번째 웨어러블(착용) 기기인 애플워치도 선보였다. 기본 모델 외에 스포츠·에디션 등 3가지 종류로 출시되는 애플워치는 사각형 화면을 지녔으며 전통적인 시계에 채용된 크라운(용두)을 탑재해, 아이폰의 홈버튼과 줌인 등의 역할을 담당토록 한 게 특징이다. 아이폰 5부터 연동이 가능하며, 전화·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박 측정 등 운동 관련 기능도 제공한다.
애플의 아이폰 6와 아이폰 6+는 12일부터 예약 판매에 들어가며, 19일 미국과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등에서 출시된다. 한국은 1차 출시국에서 빠졌으나 국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다. 미국 출시 가격은 아이폰 6가 2년 약정 기준 199·299·399달러이며, 아이폰 6+는 각각 100달러씩 더 비싸다. 애플워치의 경우 가격이 349달러부터 시작되며, 내년초 출시될 전망이다.
이정애 조기원 기자 hongby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