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65인치 ‘울트라 올레드’ 출시
세계 첫 OLED 광원·4배 해상도
삼성, “다음달 ‘벤더블’ 공개” 맞불
곡면 LCD 모델 다양화 전략
세계 첫 OLED 광원·4배 해상도
삼성, “다음달 ‘벤더블’ 공개” 맞불
곡면 LCD 모델 다양화 전략
엘지(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울트라 올레드 티브이(TV)’를 선보이며, 차세대 티브이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유에이치디(UHD·초고해상도) 티브이의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삼성전자 역시 곡면-평면 전환이 가능한, 세계 최대 크기의 ‘벤더블 티브이’등 다양한 곡면(커브드) 티브이로 맞불을 놓고 있어, 유에이치디 티브이 시장을 둘러싼 업체들의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엘지전자는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65인치 크기의 울트라 올레드 티브이 출시 행사를 개최했다. 스스로 빛을 내는 물질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광원으로 하는 디스플레이에 유에이치디급(풀에이치의 4배) 해상도를 구현한 프리미엄 티브이를 출시한 것은 엘지전자가 업계 최초다. 독자적인 화이트아르지비(WRGB) 방식의 유에이치디 해상도로 3300만개 서브 화소가 생생한 화질을 표현하며, 초슬림 곡면 스크린으로 화면 몰입감을 높인 게 특징이다. 하현회 엘지전자 홈엔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사장)은 “기술 혁신을 통한 부품 표준화와 생산수율 증대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다양한 사이즈의 라인업을 갖춰 대중화에 앞장 설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삼성전자는 다음달 5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IFA·이파)에서 세계 최대 105인치 ‘벤더블 티브이’를 공개하겠다고 밝히며 물타기에 나섰다. 105인치 벤더블 티브이는 시청 방식에 따라 고객이 원하는대로 티브이를 평면이나 곡면(커브드)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이파 전시장의 주제를 ‘커브의 힘’으로 잡고, 벤더블 티브이 외에도 다양한 크기의 유에이치디 커브드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가전업계 두 강자의 신경전에서 드러나듯, 업체들은 차세대 티브이 시장을 이끌어갈 주역으로 유에이치디 티브이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엘지전자와 삼성전자가 ‘최초’, ‘최대’란 수식어를 내건 프리미엄 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중국 업체들이 기술력은 떨어져도 값이 싼 제품들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이제 막 시장 개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플랫(평면) 티브이 시장에서 유에이치디 티브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제 막 10% 선(13.5%)을 넘어섰고, 2017년께나 돼야 39%선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업체들이 커브드 유에이치디 티브이까지 선보이는 것은 스마트 티브이나 3D 티브이가 이렇다할 시장을 창출하지 못 한 가운데, 고화질을 내세운 유에이치디 티브이가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보고 있어서다.
엘지전자와 삼성전자는 이 시장을 잡기 위해 서로 다른 전략을 내놓고 있다. 엘지전자의 경우, 디바이스란 측면에서 티브이가 브라운관(CRT)→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엘시디(LCD)→올레드로 반드시 진화의 단계를 거치게 마련이라며, 유에이치디 올레드 티브이 개발에 방점을 찍고 있다. “2~3년 이내에 엘시디를 대체할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하현회 사장의 얘기다. 2012년 84인치 유에이치디 티브이를 먼저 내놓고도 후속 제품 출시가 늦어지면서 시장점유율 경쟁에서 밀린 엘지전자가 화질의 궁극적 진화를 이뤄 판도를 뒤집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올레드 디스플레이가 시장에서 자리잡는 데까지는 좀 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보고, 우선 기존의 엘시디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시장 키우기에 매진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크기와 가격대로 라인업을 확대하는 한편, 엘시디 기반의 커브드 유에이치디 티브이로 프리미엄 시장 잡기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런 전략을 통해 지난 2분기 43.3%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전세계 유에이치디 티브이 시장 1위로 올라섰다. 지난 1분기(21.6%)보다 무려 21.7%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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