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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임원 0.002%·부장 0.1%
공기업에서 여성이 임원에 오를 확률은 10만명 중의 2명 꼴인 0.002%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부장급 여성이 0.1%에 그치는 등 공기업의 유리천장이 여전히 두터운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경영평가 사이트 시이오(CEO)스코어는 20일 정부가 지정한 시장형·준시장형 공기업 30곳의 남녀 임직원 직급별 분포 현황을 조사해 이렇게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6월말 현재 30개 공기업 전체 임직원 9만7748명 가운데 여성은 1만1614명으로 11.9%에 불과했다. 10대 그룹 상장사(20.9%)의 절반 수준인 셈이다. 공기업 여성 직원들은 사원급(6392명)과 과장급(5148명)이 대부분이었으며, 부장급은 전체 직원의 0.1%인 72명에 불과했다. 해양환경관리공단과 여수광양항만공사 등 부장급 여성 인사가 전혀 없는 곳도 9곳이나 됐다. 그 결과, 여성 임원은 최연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과 홍표근 한국광물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등 단 2명(0.002%)뿐이었다. 10대 그룹 여직원의 임원 승진 확률(0.07%)에 견줘 30분의 1수준이다.
이번 조사에서 유리천장이 가장 두꺼운 공기업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였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의 경우, 사원급 여직원(82명)이 전체의 35.5%를 차지했음에도, 부장급 이상은 단 1명도 없었다. 그 뒤를 이어, 한국감정원과 대한주택보증이 각각 여성 사원 비율이 22.5%(158명)와 19%(76명)로 높았으나, 부장급은 0.1%(1명), 0.5%(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공사의 발전 자회사인 한국중부발전과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은 부장급 여성이 모두 0명인 것은 물론, 사원급에서조차 여성 비율이 2%대에 그쳤다.
박주근 시이오스코어 대표는 “현재 공기업 여성 임원을 30%까지 높이겠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는 등 여성 임원 할당제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임원에 오를 가능성이 큰 여성 고위 관리직 후보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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