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 삼성에스디아이(SDI) 사장이 18일(현지시각) 중국 삼성에스디아이 시안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삼성에스디아이 제공
이 회장 경영복귀 불투명한데다
스마트폰 성장 둔화 등 위기감
BMW와 계약 성사 등 각별한 관심
스마트폰 성장 둔화 등 위기감
BMW와 계약 성사 등 각별한 관심
삼성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트 이건희’ 시대의 확실한 후계자로 낙점받기 위한 ‘업적 쌓기’의 일환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 사업에 각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삼성에스디아이(SDI)는 18일(현지시각) 중국 산시성 시안 가오신산업개발구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한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내년 10월 가동을 목표로 건설되는 삼성에스디아이 시안공장은 연간 4만대(순수 전기차 기준) 이상의 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다.
효과적인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삼성에스디아이는 중국 내 자동차엔진 피스톤·실린더 분야 1위 생산업체인 안경환신그룹 및 부동산·투자 전문업체 시안고과그룹과 지난 6월 합자사인 ‘삼성환신(시안)동력전지유한공사’을 설립했고, 2020년까지 6억달러를 단계적으로 투자해 매출 10억달러 이상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삼성환신 쪽은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16년부터 라인을 모두 가동할 수 있는 물량을 이미 수주했다”고 밝혔다.
삼성이 중국 전기차 배터리(자동차용 2차전지)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것은 ‘포스트 이건희 체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삼성에선, 이건희 회장이 석달째 병상에 누워있는 등 경영 복귀가 불투명한데다, 그룹의 중추인 삼성전자의 핵심사업인 ‘스마트폰’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 먹거리로 주목을 받고 있는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이재용 부회장이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베엠베(BMW)그룹의 최고경영자인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회장 등과의 인맥을 활용해 베엠베가 생산하는 전기차에 삼성에스디아이의 배터리를 공급하는 수조원대의 계약을 성사시키는 데 큰 구실을 했으며,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최고경영자들을 직접 만나며 사업 협상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사업은 태양광이나 바이오시밀러, 의료기기 등 다른 사업들에 비해 비교적 이른 시일 안에 사업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분야로 평가된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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