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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전 하느니 중국공세 맞대응”
삼성전자와 애플은 미국 외 지역(유럽·아시아)에서 진행해온 특허소송을 모두 철회하기로 합의했다고 6일 발표했다. 다만, 이번 합의에서 두 회사 간 특허권 협의와 관련한 사항은 빠지며, 미국에서의 특허소송은 계속 진행된다고 두 회사는 설명했다.
두 업체 간 특허소송은 2011년 4월 애플이 미국 법원에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특허를 침해했다고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삼성전자가 한국·독일·일본 법원에 각각 애플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는 등 맞불을 놓으면서 ‘확전’돼, 지금까지 10개국에서 30여건의 소송이 벌어졌다. 하지만 지난 6월 두 회사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제품 수입금지 판정에 대한 항고를 나란히 취하하고, 이어 애플이 지난 달 미국에서 진행중인 1차 소송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면서 두 회사의 특허 분쟁이 합의 수순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두 회사가 특허소송 중단에 합의한 것은 계속 해봤자 양쪽 모두에게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가 각국에서 특허 침해로 제소한 내용이 비슷한 데다,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특허소송의 특성상 승소 판결을 받아 제품의 판매 금지가 이뤄지더라도 실익이 거의 없다.
두 회사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경쟁하지만, 부품 쪽에서는 삼성전자가 애플의 협력사 관계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중·저가 스마트폰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추격으로 두 회사의 점유율이 하락하는 상황에 다급함을 느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익이 없는 소송전에 전력을 낭비하기보다는 미국에서 진행되는 소송에만 집중하고, 대신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맞설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데 주력하자는 의미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로써 두 회사는 이제 미국에서 벌이고 있는 1차 소송에 대한 삼성전자의 항소 건과 2차 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만을 남겨두게 됐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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