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에 2분기 점유율 1위 내줘
1분기 비해 6%포인트 이상 빠져
중저가 무장 중국업체 맹추격에
세계시장 점유율도 7.4%p 떨어져
삼성 “정말 위기…비상경영 돌입”
1분기 비해 6%포인트 이상 빠져
중저가 무장 중국업체 맹추격에
세계시장 점유율도 7.4%p 떨어져
삼성 “정말 위기…비상경영 돌입”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서 창업 4년차 벤처기업 ‘샤오미’한테 밀렸다. 샤오미를 비롯해 중저가 제품을 내세운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성장 둔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 회사 카날리스는 4일(현지시각) 샤오미가 지난 2분기(4~6월) 중국 시장에서 1499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점유율 14%로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샤오미는 직전 분기인 1분기에는 10.7%의 점유율로 3위에 그쳤지만, 2분기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점유율이 240%나 신장되며 삼성전자까지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1323만대를 판매하는 데 그쳐 2위(점유율 12%)로 내려앉았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한때 22%에 이르던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 1분기 18.3%를 기록한 데 이어, 석달 사이에 또 6%포인트 이상 빠졌다.
샤오미는 ‘중국의 애플’이라고 불리는 창업 4년차의 벤처기업이다. 카날리스의 왕징원 연구원은 “최고사양의 제품들을 공격적인 가격에 공급한 게 가장 큰 성공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지난 2분기에는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의 37%(1억850만대)를 차지했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중국 내 부진이 ‘샤오미 돌풍’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4월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5’에서 새로운 혁신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중저가 제품을 앞세워 삼성전자가 장악하고 있던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카날리스의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점유율 10위권 내 업체는 삼성전자와 애플을 제외하면 모두 중국 업체다. 특히 레노버(1303만대)가 20만대 차이로 삼성전자를 따라붙는 등 3~5위 중국 업체들이 1%포인트 안쪽의 격차로 삼성전자를 바싹 추격하는 모습이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3분기에는 2·3위 순위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최근 중국 정부가 휴대전화 보조금 축소에 나서고 있어, 삼성전자와 애플처럼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집중하는 업체들의 중국 내 판매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까지 더해지고 있다.
방대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업체들은 세계 무대에서도 삼성전자의 위치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745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0만대가량 줄었다. 화웨이, 레노버, 샤오미 같은 중국 업체들의 판매량이 2650만대에서 5100만대로 1년 사이에 2배가량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도 32.6%에서 25.2%로 7.4%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런 흐름에 따라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7조1900억원으로 1분기보다 15%나 줄었다. 삼성전자는 중국 업체들의 거센 공세로 “3분기에도 실적 개선이 불확실”(이명진 삼성전자 전무)하다고 보고 중저가 라인업을 강화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하루하루가 다르다고 할 정도로 변화가 크다. 확실히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를 중심으로 한 삼성전자의 고속 성장) 추세가 꺾인 것 같다. 엄살이 아니라 정말 위기다”라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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