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 탭S’
먼저 써봤어요 l 삼성전자 ‘갤럭시 탭S’
삼성전자는 ‘어닝 쇼크’수준의 2분기 실적 가이던스(잠정치)를 발표한 이후, 스마트폰의 부진을 메꿔줄 대안으로 ‘노터블’(노트로 대표되는 패블릿,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을 지목했다. 이중, 삼성전자의 태블릿은 스마트폰과는 달리 애플 아이패드의 ‘맞수’가 되지 못한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이달 초 출시된 프리미엄 태블릿 ‘갤럭시 탭 S’는 아이패드의 아성을 꺾고, 삼성전자 실적이 더 미끄러지는 걸 방어하라는 기대를 한껏 짊어지고 있는 첫 제품이다.
우선, 날렵해진 첫 인상이 눈길을 끈다. 갤럭시탭S의 두께는 6.6㎜. 공기처럼 가볍고 얇다는 ‘아이패드 에어’(7.5mm)보다도 0.9mm나 얇다. 10.5인치 크기에도 무게는 465g에 불과해 한 손으로 들기에 큰 불편이 없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S5’를 꼭 빼닮은 것도 특징이다. ‘반창고’같다며 호불호가 갈렸던 갤럭시 S5의 후면 펀칭 패턴은 오히려 태블릿에 더 어울리는 듯 했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두툼했던 베젤(화면 테두리) 크기를 줄여 한층 정돈된 모습이었다.
갤럭시 탭S를 프리미엄급으로 올려놓는 건 외양보단 ‘화질’이다. ‘초고해상도(2560x1600)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가 90% 이상을 표현하는 색 재현율과 10만대 1의 명암비를 지원한다’는 말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기계치에게도, 화질 차이는 눈으로 느껴진다. 제품에 최적화된 덕분이겠지만, 갤러리에 저장돼 있는 샘플 영상을 보다가 “우와~”하는 탄성이 절로 터져나왔을 정도니 말이다. 그 선명한 색상이 실제보다 과장스럽다고 느껴졌는데, 시험 삼아 다운받아 본 고화질 ‘미드’의 화면은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에서 디테일과 명암비 표현을 살려내고 있었다. 아직은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의 호환성이 떨어져서 그런 탓도 있겠지만, 갤럭시탭S는 ‘보는 태블릿’에 최적화된 제품처럼 여겨졌다.
선명한 화질 외에도 아이패드에는 없는 여러 사양들을 탑재한 것도 눈에 들어온다. 태블릿 최초로 지문 인식 기능을 넣었고, 최대 8명까지 다양한 사용자(멀티 유저) 계정을 만들 수 있도록 한 게 대표적이다. 계정 변경이 좀 번거롭긴 해도, 철저히 개인 기기인 스마트폰과 달리 태블릿이 가족 공용 기기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꽤나 유용하게 쓸 수 있을 듯 했다. 또 멀티태스킹을 가능하게 하는 화면분할 기능이나, 태블릿 화면에서 스마트폰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사이드싱크 기능도 포함됐다.
디자인이나 품질 등 여러 면에서 진일보한 제품이지만, 시장에서 잘 팔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드로이드 태블릿만의 독자적 콘텐츠나 앱 등이 부족한데다, 노트북의 높은 생산성을 따라가기엔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갤럭시 탭S의 가격은 69만9000원이다. 한데, 갤럭시 탭S와 나란히 신문광고에 소개된 사양 좋은 넷북 가격이 65만원 선이다. ‘이게 나한테 꼭 필요한가’, 한 번 더 생각할 소비자들에겐 충분히 주춤할 만한 요인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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