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보안 플랫폼 ‘녹스’ 탑재
여심금융협회에 단말기 3천대 공급
기업용 사무기기 확장에도 박차
소비자 시장만으론 성장 한계
스마트폰 이후 먹거리 찾기 분주
애플과 기업시장 재격돌 예상도
여심금융협회에 단말기 3천대 공급
기업용 사무기기 확장에도 박차
소비자 시장만으론 성장 한계
스마트폰 이후 먹거리 찾기 분주
애플과 기업시장 재격돌 예상도
삼성전자가 ‘기업고객’(B2B·비투비)을 잡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7일 여신금융협회에 자사의 모바일 보안 플랫폼 ‘녹스’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신금융협회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다음달부터 종이문서 대신 보안을 강화한 전자문서를 통해 신용카드 가맹점 모집을 처리하는 ‘모바일 가맹 신청 서비스’를 시작하는데, 여기에 녹스 플랫폼이 탑재된 삼성전자의 단말기(갤럭시 노트 10.1 2014 에디션) 3000대를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녹스는 미국 국방부와 공공부문,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전략적으로 도입한 보안 솔루션이다. 이번에 여신금융협회에 공급된 단말기 물량이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삼성전자는 국내 금융권에 최초로 녹스가 도입됐다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금융권을 포함한 비투비 시장에서 녹스가 탑재된 삼성전자 단말기의 채용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삼성전자의 기대다.
실제로 최근 기업과 공공기관이 스마트워크 환경과 모바일 오피스를 채택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녹스 같은 모바일 보안 플랫폼이 연계될 수 있는 모바일단말관리(MDM) 솔루션 시장도 커지는 추세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프로스트앤설리번은, 미국의 경우 이 시장이 2011년 1965억원 규모에서 2016년께는 6988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이날 비즈니스 특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트인’에 비투비 마케팅 코너를 열었다. 전세계 기업인과 비즈니스 종사자 3억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 서비스의 자사 페이지에서 프린터와 복합기 사업을 설명하는 것을 시작으로 비투비 제품에 대한 소개와 홍보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이달 초 세계 최초로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사무용 관련 앱(응용 프로그램)과 호환되도록 만든 기업용 복합기 3종을 출시하는 한편, 미국 3대 사무용품 전문 유통채널과 입점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또 태블릿피시나 디스플레이 스크린 등 삼성전자의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교사와 학생 간 양방향·참여형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스마트교육 솔루션 ‘삼성 스쿨’ 등을 소개하며 비투비 교육시장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비투비 사업에 집중하는 까닭은 2분기 ‘어닝 쇼크’에서 드러났듯 스마트폰에 집중된 비투시(B2C·기업-소비자간 거래) 시장만으론 지금 같은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이후의 먹거리’를 찾기 위해 프리미엄 가전 및 스마트기기를 제조해온 기술 역량과 글로벌 사업망, 브랜드 파워를 이용해 글로벌 기업 고객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엔 조직을 개편해 ‘글로벌B2B센터’를 준사업부 형태로 격상했고, 경력사원 채용에도 나서는 등 꾸준히 인력도 확충하고 있다.
비투비 시장을 노리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만이 아니다. 지난 15일(현지시각) 삼성전자의 최대 라이벌인 애플이 30년간 경쟁관계에 있던 아이비엠(IBM)과 손까지 잡으며 기업용 모바일 시장 확대에 나선 게 대표적이다. 아이비엠이 보유한 빅데이터 분석 처리 시스템 등을 활용해 두 회사가 사용이 간편한 기업용 앱을 개발하고, 그 앱을 사용할 수 있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아이비엠 고객에게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폰에 이어 비투비 시장에서도 삼성과 애플이 또 한차례 격돌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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