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엽 전 팬택 대표이사
경제와 사람
박병엽 전 팬택 대표이사
박병엽 전 팬택 대표이사
“작지만 외국에 팔리면 큰일”
노조 “팬택 기울 때 고배당” 반발
박씨 “불량채권 1천억…억울” 퇴임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박병엽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새 일을 찾아볼 것”이라고 했던 박 전 부회장은 그간 자신의 개인 회사인 팬택시앤아이의 대표직은 유지하며 재기의 기회를 노려왔다. 시스템 통합(SI) 및 관리 업체인 이 회사는 휴대폰 부품 유통·판매를 담당하는 라츠와 휴대폰 부품 제조·판매를 담당하는 티이에스(TES)글로벌, 인적자원 용역을 제공하는 토스 등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2012년 말까지만 해도 매출 5000억원 중 2000억원 정도를 팬택에서 벌여들였지만, 팬택 채권단이 최근 이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팬택에서 수주하는 물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재기를 위한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큐알티반도체 인수전에 뛰어든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큐알티반도체 인수전에는 팬택시앤아이 외에도 전자제품 규격인증시험 업체인 에이치시티(HCT)가 참여하고 있다. 큐알티반도체의 직원들은 박 전 부회장이 회사를 인수하려는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박 전 부회장의 도덕성과 전문성 결여를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 이창준 노조위원장은 “반도체 신뢰성 시험 및 불량분석과 같은 전문적인 기술 서비스 경험이 전무한 업체가 큐알티를 인수하게 될 때 결과는 뻔한 게 아니겠느냐. 게다가 박 전 부회장은 팬택을 워크아웃기업으로 만든 장본인이며, 팬택이 쓰러져갈 때 (팬택에서 돈을 벌어들인) 팬택시앤아이 등에서 상당한 배당금을 받는 등 도덕적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개인회사를 통해 곤경에 처한 팬택으로부터 이득을 취했다는 주장에 대해 박 전 부회장은 “팬택이 어려워져 다른 협력사들이 물품 공급을 끊을 때도 우리는 계속 공급했다. 그 결과로 내 회사들은 1000억원 가까운 불량 채권이 쌓였다”며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정애 김재섭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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