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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삼성 스마트홈 시장 선점 나서

등록 2014-04-22 20:13수정 2014-04-23 10:30

삼성전자의 수원디지털시티에 지난 21일 문을 연 ‘삼성 이노베이션 뮤지엄(S/I/M)’에 마련된 ‘스마트홈 체험관’에서 관람객들이 집안의 각종 가전기기들이 작동하고 있는 모습을 티브이(TV)를 통해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수원디지털시티에 지난 21일 문을 연 ‘삼성 이노베이션 뮤지엄(S/I/M)’에 마련된 ‘스마트홈 체험관’에서 관람객들이 집안의 각종 가전기기들이 작동하고 있는 모습을 티브이(TV)를 통해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가전제품과 생활용품을 스마트 서비스로 실행
“당분간 자사 제품끼리만 연계”…폐쇄적 전략구사
“커밍홈.”

이제 막 귀가한 남성이 왼쪽 손목에 찬 삼성전자의 ‘기어2’에 대고 이렇게 말을 하자, 조명과 티브이(TV)가 켜지면서 집안이 환하게 밝아졌다. 에어컨은 솔솔 적당한 온도의 바람을 뿜어냈다. 집안 한켠 프린터에는 방금 전 동네 산부인과에서 들러 3D 초음파로 봤던 태아 사진이 인쇄된 채 남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발길을 돌려 냉장고를 여니 티브이 상단에 작은 글씨로 ‘냉장고가 열렸다’는 안내 문구가 떴다. 잠시 뒤, 남자가 외출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서며 다시 스마트와치에 대고 얘기했다. “고잉 아웃.” 이제껏 바삐 돌아가던 에어컨과 텔레비전, 조명이 순식간에 꺼지며 집은 침묵 속에 잠겼다. 거실 한켠에 웅크리고 있던 로봇청소기가 그제서야 잠에서 깨어나 거실을 누비며 청소를 시작했다.

지난 18일, 삼성전자가 미리 공개한 ‘삼성 이노베이션 뮤지엄(S/I/M)’에서 시연해 보인‘스마트홈’의 모습이다. 스마트홈은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오븐, 로봇 청소기 등의 생활가전 제품과 조명을 비롯한 생활 제품을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 티브이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홈 솔루션 서비스다. 이달 초 한국과 미국, 영국 등 11개국에서 삼성 스마트홈 서비스를 공식 출시한 삼성전자는 “앞으로 2~3년 뒤면 스마트홈이 대중화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궁극적으로 꿈꾸는 스마트홈의 ‘미래’는 고객의 생활 습관이나 패턴에 따라 주요 기능을 스스로 실행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나를 알아보고 반응하는 집’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그 ‘꿈’에 이르기 위해 통신과 가전·건설·에너지·보안 등 각 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활발히 동참할 수 있는 ‘개방형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개발 부문인 미디어솔루션센터(MSC)장을 맡고 있는 홍원표 사장이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설명한 바에 따르면 “단순히 제품끼리 연계하는 차원이 아니라 (연결 규격 등을 담은)‘통합 플랫폼’을 개방해 ‘파트너사’들이 고객들에게 제공할 제품과 서비스를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통합 플랫폼이 구축되면 스마트홈의 확산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조만간 이 통합 플랫폼(가칭 스마트홈프로토콜·SHP)을 공개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홍 사장은 다만 “스마트홈 서비스가 초기인데다, 당사 제품도 워낙 많으니 당사 제품과의 연동에 집중하겠다”며 “우리 서비스에 타사의 제품 등을 올릴지 여부는 추후에 고민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적어도‘당분간’은 삼성 ‘식구’들에게만 통합 플랫폼이 개방될 것이란 얘기다. 지난 11일, 개방형 플랫폼을 강조하는 타이젠 운영체제(OS)를 탑재한 기어2와 ‘기어2 네오’‘기어 핏’ 등을 국내에 출시하면서 자사 제품(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16종)하고만 연동시킨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는, 엘지(LG)전자가 구글의 웨어러블 기기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웨어’를 탑재한 ‘G와치’의 출시(6월 유력)를 예고하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쓰는 모든 제품과 연동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타사의 기기와 연동할 수 있는 기술이 있지만 이를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시장에서 누리고 있는 1위 지위를 향후 웨어러블 기기 및 스마트홈 시장에서도 이어가기 위해 폐쇄적인 전략을 구사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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