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회사쪽 용역보고서 공개
회사 “제도개선 위해 자문받아”
회사 “제도개선 위해 자문받아”
대신증권이 지난 2년 동안 ‘직원 성과 개선’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운용해온 ‘전략적 성과관리 제도’가 처음부터 ‘퇴출’을 목표로 했다는 주장이 노조 쪽에 의해 제기됐다. 노조는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회사의 2011년 용역보고서를 20일 공개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컨설팅 업체가 ‘노조 파괴’ 전문 노무법인이었던 창조컨설팅이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대신증권 노조가 공개한 창조컨설팅의 ‘대신증권 보고서’를 보면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한 저성과자 선정 및 프로그램 설계 방안을 도출한다. 설계는 육성이나 목표는 퇴출로, 교육·인사·급여를 통한 압박수단을 제시한다”고 문을 열고 있다. 이어서 프로그램 1단계 ‘기존 직위 유지, 교육위주’, 2단계 ‘상담역, 현업배치’, 3단계 ‘대기발령, 현업배제, 명령휴직’ 등의 순서를 통해 “자연퇴직이 가능하도록 한다”고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외부적으로는 저성과자의 역량 프로그램으로 설계하되, 내부적으로는 어려운 과제를 부여하여 잔류 의지를 없앤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판례가 인사고과 등을 2~3년 정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현재 10반기로 되어 있는 기준을 6반기 기준으로 조정한다” “10등급 이하자(시뮬레이션 결과 4.8%)는 당연 대상자이고, 인사위원회 심의를 통해 대상자 선정의 합리성을 확보한다” 등 저성과자 선정 기준도 제시하고 있다.
창조컨설팅은 노조 약화·와해 방안, 인력 구조조정 방안 등을 전문적으로 설계해주던 업체로, ‘노조 파괴’ 활동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면서 2012년 노동부가 설립인가를 취소했다. 노조 쪽은 “창조컨설팅이 해산한 이후에도 창조컨설팅 출신 노무사가 지속적으로 회사 쪽에 컨설팅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프로그램의 비리가 밝혀지자, 최근 회사는 명예퇴직 등으로 인원을 정리하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신증권 쪽은 “2011년 창조컨설팅 쪽에 저성과자 성과 향상 방안에 관한 연구용역을 의뢰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당시 제도개선을 위해 여러 외부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는 과정 중의 하나였을 뿐”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략적 성과관리 제도’는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성과가 극히 부족한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역량강화 기회를 부여하여 직원성과 개선 및 조직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행해온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번에 실시하는 명예퇴직은 ‘전략적 성과관리 제도’ 대상자들 사이에서도 명퇴를 실시해달라는 요구가 나오는 등 직원들의 높은 요구에 따른 것이지, 전혀 회사 쪽이 의도적으로 계획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