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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등 6곳에 과징금 122억
부산지하철 연장공사 사전합의
부산지하철 연장공사 사전합의
경인운하와 인천지하철 2호선, 대구지하철 3호선 공사 등에 이어 부산지하철 1호선 연장 공사에서도 대형 건설사들이 입찰 담합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건설 등 건설사 6곳은 2008년 12월 부산교통공사가 발주한 부산지하철 1호선 연장 공사(1~4공구, 발주금액 3988억원) 당시 사전에 낙찰자와 들러리를 정해놓고 입찰에 참여했다. 1공구에선 현대건설이 낙찰을 받기로 하고 대우건설이 들러리로 세워 입찰에 참여했고, 2공구에선 한진중공업과 금호산업이, 4공구에선 코오롱글로벌과 에스케이(SK)가 짝을 이뤄 담합을 벌인 것이다. 6개 건설사는 설계 점수는 큰 차이가 나지만 가격 점수는 근소한 차이가 나도록 사전에 합의해, 낙찰 예정자가 높은 가격에 공사를 낙찰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짬짜미 때문에 전체 4개 공구 중 제대로 경쟁 입찰이 벌어진 곳은 3공구 한 곳 뿐이었다. 현대건설과 한진중공업, 코오롱건설은 공사 예산금액 대비 97.85%, 94.37%, 93.97%에 이르는 높은 금액으로 공사를 낙찰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이들 6개 건설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22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입찰 담합으로 공사를 낙찰받은 현대건설과 한진중공업, 코오롱글로벌 등 3개 건설사는 16억~4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한편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들러리 역할을 한 대우건설과 금호산업, 에스케이건설에는 시정명령과 10억~13억원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내렸다.
대형 건설사들의 입찰 담합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공정위는 올해 인천지하철과 대구지하철 공사의 대형 건설사 나눠먹기 담합을 적발해 각각 1322억원과 40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특히 현대건설과 에스케이건설은 인천과 대구지하철 공사에 이어 이번 부산지하철 1호선 공사에서도 담합 사실이 연이어 적발됐다.
신명호 공정위 카르텔총괄과장은 “이번 조치는 건설업계의 고질적 담합 관행을 다시금 적발해 시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공정한 경쟁질서를 저해하고 정부예산 낭비를 초래하는 공공입찰담합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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