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재용 그룹지배력 강화?
이재용 부회장 - 전자·금융
이부진 사장 - 호텔·건설·중화학
이서현 사장 - 패션·미디어
재계 안팎 ‘승계구도 구체화’ 관측
이재용 부회장 - 전자·금융
이부진 사장 - 호텔·건설·중화학
이서현 사장 - 패션·미디어
재계 안팎 ‘승계구도 구체화’ 관측
삼성에스디아이(SDI)가 제일모직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삼성에스디아이와 제일모직은 31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양사의 합병을 공식 결정했다. 합병은 삼성에스디아이와 제일모직의 주식 1 대 0.4425482의 비율로 이뤄지며, 삼성에스디아이가 신주를 발행해 제일모직의 주식과 교환하는 흡수합병 방식이 될 것이라고 회사 쪽은 밝혔다. 합병회사의 사명은 삼성에스디아이로, 두 회사는 5월30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1일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합병으로 삼성에스디아이는 자산 15조원(단순합산 기준), 연매출 10조원 규모의 거대 회사로 거듭나게 됐다. 1954년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으로 출발했던 제일모직 법인은 이번 합병으로 사라지게 됐지만, 삼성그룹 쪽에서 제일모직의 패션부문을 양도받은 삼성에버랜드의 사명을 제일모직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명맥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2) 수익성 개선에 초점?
“이재용 지배력 강화로 보기 어려워”
계열사 사업구조 따라 재조정 의미
소재 외부 의존성 줄여 비용 절감 두 회사가 이날 공시를 통해 밝힌 합병 이유는 “삼성에스디아이가 보유한 2차전지·디스플레이 사업과, 제일모직이 보유한 전자재료·케미컬 등 다양한 소재사업의 전문 역량을 상호 활용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다. 부품+소재 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2020년까지 매출 29조원 이상의 초일류 소재·에너지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합병을 두고 재계 안팎에선 ‘포스트 이건희 체제’를 향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를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에게 넘긴 데 이어 남은 소재사업 부문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밑에 둠으로써 이재용 부회장(전자·금융),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호텔·건설·중화학), 이서현 사장(패션·미디어)으로 이어지는 승계 구도가 좀더 구체화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는 사업구조 개편을 통한 실적 강화나 일감 몰아주기 규제 회피 등 현실적 이유가 더 크다는 분석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김진방 인하대 교수(경제학과)는 “이번 합병을 통해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보험→삼성전자→삼성에스디아이→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삼성의 지배구조 속에서 특별히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이 더 강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합병을 통해 총수 일가 등의 내부 지분율(삼성카드 등 11.3%)이 낮았던 제일모직에 대한 삼성의 지배가 강화되고, 복잡한 계열사를 사업구조에 따라 재조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황준호 케이디비(KDB)대우증권 연구원도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의 성장 한계에 대한 우려 속에, 삼성전자가 제일모직을 사실상 자회사로 편입시키게 되면서 소재에 대한 외부 의존성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3) 일감몰아주기 과세 회피 후속?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 낮추려
패션 부문 내주고 남은 제일모직
고민하다 삼성전자 계열사로 편입 이번 합병이 지난해 시작된 이재용 부회장의 ‘일감 몰아주기’ 과세 회피 작업의 후속적 성격을 띤다는 분석도 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지난해 9월 제일모직의 패션부문을 삼성에버랜드로 이관하고 삼성에스엔에스(SNS)를 삼성에스디에스(SDS)에 합병한 것 등 계열사의 지분을 쪼개고 합친 것은 3세 승계 구도를 만들기 위해서라기보다 이 부회장이 3%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기 위한 작업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일감 몰아주기 과세 회피를 위해) 패션부문을 내주고 소재 회사로 남게 된 제일모직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고민하는 과정에서 제일모직의 내부지분율이 너무 낮다는 점을 감안해 삼성전자 계열사로 편입하며 사업구조를 정리한 것”이라는 것이다. 김 소장은 “이 과정에서 비즈니스상 시너지 효과도 높이고 우회상장이란 비난을 피하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보다는 삼성에스디아이가 합병 파트너로 선정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건희 회장이 살아 있는 동안은 삼성그룹에 구체적인 3세 승계 구도가 가시화되기 힘들 것”이라며 “삼성에버랜드를 중심으로 3세들의 경쟁 구도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이재용 지배력 강화로 보기 어려워”
계열사 사업구조 따라 재조정 의미
소재 외부 의존성 줄여 비용 절감 두 회사가 이날 공시를 통해 밝힌 합병 이유는 “삼성에스디아이가 보유한 2차전지·디스플레이 사업과, 제일모직이 보유한 전자재료·케미컬 등 다양한 소재사업의 전문 역량을 상호 활용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다. 부품+소재 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2020년까지 매출 29조원 이상의 초일류 소재·에너지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합병을 두고 재계 안팎에선 ‘포스트 이건희 체제’를 향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를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에게 넘긴 데 이어 남은 소재사업 부문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밑에 둠으로써 이재용 부회장(전자·금융),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호텔·건설·중화학), 이서현 사장(패션·미디어)으로 이어지는 승계 구도가 좀더 구체화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는 사업구조 개편을 통한 실적 강화나 일감 몰아주기 규제 회피 등 현실적 이유가 더 크다는 분석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김진방 인하대 교수(경제학과)는 “이번 합병을 통해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보험→삼성전자→삼성에스디아이→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삼성의 지배구조 속에서 특별히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이 더 강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합병을 통해 총수 일가 등의 내부 지분율(삼성카드 등 11.3%)이 낮았던 제일모직에 대한 삼성의 지배가 강화되고, 복잡한 계열사를 사업구조에 따라 재조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황준호 케이디비(KDB)대우증권 연구원도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의 성장 한계에 대한 우려 속에, 삼성전자가 제일모직을 사실상 자회사로 편입시키게 되면서 소재에 대한 외부 의존성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3) 일감몰아주기 과세 회피 후속?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 낮추려
패션 부문 내주고 남은 제일모직
고민하다 삼성전자 계열사로 편입 이번 합병이 지난해 시작된 이재용 부회장의 ‘일감 몰아주기’ 과세 회피 작업의 후속적 성격을 띤다는 분석도 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지난해 9월 제일모직의 패션부문을 삼성에버랜드로 이관하고 삼성에스엔에스(SNS)를 삼성에스디에스(SDS)에 합병한 것 등 계열사의 지분을 쪼개고 합친 것은 3세 승계 구도를 만들기 위해서라기보다 이 부회장이 3%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기 위한 작업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일감 몰아주기 과세 회피를 위해) 패션부문을 내주고 소재 회사로 남게 된 제일모직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고민하는 과정에서 제일모직의 내부지분율이 너무 낮다는 점을 감안해 삼성전자 계열사로 편입하며 사업구조를 정리한 것”이라는 것이다. 김 소장은 “이 과정에서 비즈니스상 시너지 효과도 높이고 우회상장이란 비난을 피하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보다는 삼성에스디아이가 합병 파트너로 선정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건희 회장이 살아 있는 동안은 삼성그룹에 구체적인 3세 승계 구도가 가시화되기 힘들 것”이라며 “삼성에버랜드를 중심으로 3세들의 경쟁 구도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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