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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박삼구 회장 경영일선에 복귀하던 날…아시아나항공 주총 “너 누구냐” 고성

등록 2014-03-27 20:04수정 2014-03-27 22:01

“회사에 손해 끼친 인물 안돼”
2대 주주 금호석유화학 ‘반대’
의사진행 발언 둘러싸고 시끌
“금호산업이 보유한 주식은 상법상 상호주에 해당돼 의결권을 가질 수 없다.”(금호석유화학 대리인)

“너 누구냐. 의안만 말하라” (아시아나항공 주주)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장에선 시작부터 고성이 터져나왔다. 이날 아시아나항공 주총에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올라와 있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권을 두고 형제간 다툼을 벌이고 있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형인 박삼구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12.61%)인 금호석유화학의 대리인으로 나선 법무법인 ‘화우’는 먼저 1대 주주(30.08%)인 금호산업의 의결권을 문제삼으며 포문을 열었다. 화우 변호사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상호 10%가 넘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상법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금호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되면 박삼구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은 차질을 빚을 수 있게 된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은 모기업인 금호산업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총수 일가의 그룹 경영권이 위협받자, 가지고 있던 금호산업 어음을 출자전환해 모기업을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게 만든 바 있다. 대신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산업 주식 13.2%를 보유하게 돼 상호출자 관계가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상호출자가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자, 지난 21일 금호산업 주식 161만3800주(4.9%)을 처분했고, 나머지 지분은 4월21일 이전에 처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금호석유화학 쪽 변호사는 이날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주식 처분은 특정인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편법적인 것이다. 그는 회사에 손해를 끼친 인물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주총장 곳곳에서 “의안을 말하라. 퇴장시켜라”고 고성이 터져나왔다. 주총 사회를 맡은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전 사장도 “의안과 무관한 이야기다. 듣지 않도록 하겠다”고 묵살했다.

윤영두 의장은 이날 제무제표 승인의 건과 이사선임의 건 등 의안을 주주 과반수의 찬성으로 통과시킨다고 의사봉을 두드렸다. 사내이사로는 박삼구 회장과 김수천 신임 사장이 선임됐고, 사외이사엔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과 정건용 전 산업은행 총재가 재선임됐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 주식 6.25%를 가지고 있는 대주주다. 사내이사 선임을 두고 일어난 소란 속에 지난해 영업적자(615억원)로 전환된 경영실적 승인은 별다른 문제제기 없이 통과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의 금호산업 지분 매각은 채권단과 협의를 통해 진행됐다. 박삼구 회장의 대표이사 선임도 채권단 결정에 따른 책임경영 이행 차원”이라고 했다. 금호석유화학 쪽은 “주총에 절차상 하자가 큰 만큼 곧 서울남부지원에 주총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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