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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권오준 “기본급 30% 반납 솔선” 외쳤지만…

등록 2014-03-19 20:25수정 2014-03-20 08:17

조직개편 마무리 뒤 첫 메시지
모든 임원급여 일부 반납 결정
“재무구조 개선의지 보여” 평가
“투자자 기대에 못미쳐” 지적도
* 권오준 : 포스코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뒤 첫 메시지로 ‘임원 급여 일부 반납’을 던졌다. 정준양 전 회장 시절 나빠진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란 해석이 많지만,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 회장 취임 뒤 재벌들처럼 최고경영자를 앞세운 홍보가 강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포스코는 18일 열린 임원회의에서 권오준 회장 등 모든 임원이 급여 가운데 일부를 반납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권 회장은 기본급 30%를, 다른 임원 등은 각각 10~25%씩을 이달부터 내놓기로 했다. 권 회장은 “회사가 처한 상황 등을 고려해 소기의 성과와 수익성을 구현할 때까지 기본급 30%를 반납하겠다”고 했다.

급여 반납은 임원회의 때 윤동준 경영인프라본부장(부사장)의 제안에 따른 것이었다. 윤 부사장이 “회사의 상황이 위급하다. 임원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솔선수범을 해 급여를 반납해야 한다”고 하자, 권 회장이 “회장이 먼저 하겠다. 나머지 임원들은 자발적으로 하라”고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회장은 “포스코의 새 비전은 양보다 질, 매출액보다는 이익을 많이 내어 더 많은 회사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므로 임원들이 수익 창출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고 포스코는 밝혔다. 포스코 임원들은 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도 급여를 일부 반납한 바 있다.

임원 급여 반납 외에 포스코는 임원 사무공간을 축소하고 비서도 줄인다. 다른 사무공간을 늘리고, 마케팅 부서 등의 인원을 보강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큰돈을 아낀다기보다 불황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마음가짐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 임원의 일부 급여 반납 결정은, 재무구조 개선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포스코는 지난해 영업이익률(4.8%·연결기준)이 5% 밑으로 떨어지는 등 최근 들어 수익성이 나빠졌다. 영업으로 돈을 얼마나 버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영업활동 현금흐름’(이트레이드증권 자료)도 2012년 7조3540억원에서 지난해 4조7620억원으로 하락했고, 올해는 3조8910억원으로 더 떨어질 전망이다. 게다가 포스코는 정준양 전 회장 시절 인수한 포스코플랜텍(옛 성진지오텍)의 유상증자에 208억원을 출자하는 등 자금난에 빠진 계열사에 지원도 하고 있다.

포스코 안팎에선 권오준 체제 출범 뒤 첫 메시지가 임원 급여 일부 반납이라는 점에 아쉬움을 표시하는 목소리도 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구조 효율화로 철강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임 일성에 걸맞지 않아 보인다는 점에서다. 또 포스코의 재무 상태는 임원들이 급여를 반납해야 할 만큼 비상한 상황은 아니다. 이재광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가 예전 20% 이상 영업이익률이 나올 때보다 안 좋아서 그렇지, 다른 철강 기업보다 이익률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방민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고경영자가 구조조정을 제대로 진행하는지 지켜봐야 재무구조가 개선될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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