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신임 회장(왼쪽)이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2층 비즈니스 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공식취임 직후 기자간담회
“경쟁력확보 어려운 사업 과감 정리”
“광양 클린콜 사업 등은 지속” 밝혀
선임 정권외압설엔 “사실 아니다”
“경쟁력확보 어려운 사업 과감 정리”
“광양 클린콜 사업 등은 지속” 밝혀
선임 정권외압설엔 “사실 아니다”
권오준 포스코 신임 회장이 14일 공식 취임했다.
포스코는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권 회장을 선임했다. 권 회장은 이사회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책임감 때문에 두려움과 걱정이 앞선다”는 말로 포스코의 현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을 강조하면서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위대한 포스코’(POSCO the Great)를 만들자며 권 회장이 들고나온 혁신안(혁신 포스코 1.0)은 ‘군살을 빼 민첩한 조직’으로 거듭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구조 효율화, 재무구조 개선, 조직·제도 개편을 통해 고객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제품 생산에 주력하는 등 철강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권 회장은 그 첫 일성으로 정준양 전 회장이 추진했던 신사업을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전임 회장이 꿈도 많고 포부도 커서 수십개의 사업을 테이블에 올려놨는데, 면밀히 비판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이 존재하고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업 중, 우리가 사업을 했을 때 진입장벽이 형성될 수 있다고 생각되는 핵심 사업에만 집중하겠다”고 그는 덧붙였다. 지난 5년간의 사업 확장이 현재 포스코의 어려운 상황을 만드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한 것이다. 권 회장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중단·매각·통합 등 과감하고 신속한 조처를 하고, 상장 요건을 갖춘 계열사들은 적절한 시기에 기업공개(IPO)나 보유지분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할 것”이라고 사업 구조조정 추진 의지를 밝혔다.
이와 함께 현재 추진중인 인도·중국·인도네시아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추진 의지를 재확인하는 한편, 신성장 사업을 위한 인수합병(M&A) 추진 구상도 내놓았다. 그는 “광양에 짓고 있는 클린콜(SNG·석탄을 통해 합성천연가스 채취) 사업은 미래 청정에너지 사업으로 대한민국으로 이끌어갈 중요한 사업”이라며 “대한민국뿐 아니라 해외에도 진출하고 엠앤에이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이 밝힌 신사업 구조조정 의지에 대해선 일단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김진방 인하대 교수(경제학과)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포스코가 그간 사업의 시너지 효과나 수익성을 고려하기보다는 외부의 입김이나 조직 논리에 의해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등 방만한 경영을 해온 측면이 있었는데, 이를 바로잡겠다니 반가운 일”이라며 “앞으로는 철저하게 회사의 발전과 수익을 기준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시이오(CEO)와 임원 등을 평가하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권 회장은 회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정권 외압설은 “사실과 동떨어진 소문”이라고 부인했다. 그는 “포스코가 신설한 승계협의회(사외·사내이사 구성)와 후보선정위원회(전원 사외이사)를 통해 후보를 선정하는 등 엄격한 제도적 절차를 통해 시이오를 뽑고 있는 만큼 정부의 입김이 쉽게 작용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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