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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에쿠스 맞먹는 크기에도 쏘나타급 엔진 ‘쌩쌩’ ‘에코부스트’ 엔진 위력…연비는 약간 떨어져

등록 2014-02-03 20:48수정 2014-02-03 21:48

‘포드 토러스’
‘포드 토러스’
‘포드 토러스’ 타보니
포드 토러스가 온 날은 부서 등산회가 예정된 1월 중순 주말이었다. 장소는 대전 계족산. 서울에서 대전까지 가야 하는데, 연비가 좋지 않다는 미국차여서 살짝 걱정이 든 길이었다. 더구나 함께 가는 선배의 가족까지 태우니 차의 무게는 상당했다.

“차가 크네.” 차에 탄 선배는 토러스의 배기량을 물었다. “2000㏄에요.” 선배는 2000㏄라는 말에 놀라워했다. 그도 그럴 것이 토러스(전장 5155㎜)는 길이가 5m가 넘는다. 국산차 가운데 대형급 세단인 에쿠스(전장 5160㎜)와 맞먹는다. 그런데 엔진 배기량은 중형 세단 쏘나타급인 2000㏄다.

보통 자신이 가진 엔진 힘보다 더 큰 짐을 진 자동차는 움직이는 게 버거울 수 밖에 없다. 엔진 배기량이 클수록 차체가 커질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2000㏄급 토러스는 대전까지 어른 3명과 아이 1명을 태우고 가는 데 무리가 없었다. 시속 100㎞ 이상 속도를 내는데 부족하지 않았다. 토러스는 최고출력 243마력에 최대토크 37.3kg·m(3000rpm)의 엔진 힘을 낸다. 디젤 엔진에 견줘 좋은 힘인데 가솔린 엔진이라 시끄럽지 않았고, 승차감도 국산차만큼 출렁이지 않고 적당했다. 물론 큰 세단 모델이라 날카로운 운전 맛은 덜하다. 연료탱크를 90% 정도 채운 상태에서 출발해 서울~대전을 오갈 때 추가로 주유할 필요는 없었다.

토러스가 무리없이 달린 것은 포드의 다운사이징 엔진인 ‘에코부스트’ 때문이다. 포드는 ‘터보차저’에 ‘가솔린 직분사’ 방식을 결합해 크기가 작은 엔진으로 기존 엔진을 뛰어넘는 성능을 내도록 에코부스트를 개발했다고 설명한다.

미국 차는 그동안 크기만 크고 연비가 좋지 않다는 인식이 강했다. 고유가 시대에 치명타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포드의 전략이 에코부스트였고, 포드는 3500㏄급 엔진을 달던 대형세단인 토러스에도 2000㏄급 엔진을 장착했다. 현재까지 이 전략은 적중한 것으로 보인다.

포드는 지난해 4분기 30억4000만달러 순이익을 내는 등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포드코리아도 지난해 7214대를 팔며 역대 최고 판매기록을 경신했다. 토러스 판매량은 2012년 에코부스트 모델이 출시되면서 2012년 1106대에서 지난해 1695대로 반등했다. 독일 디젤차가 국내 수입차 시장을 휩쓰는 가운데, 도요타 등 일본 브랜드는 하이브리드 모델 전략으로 선회했지만, 포드는 가솔린 엔진을 가지고 조용히 약진한 셈이다.

그렇다고 토러스가 연비 걱정을 완전히 탈피한 것은 아니다. 출력과 토크는 앞서지만, 연비(10.4㎞/ℓ·복합기준)는 현대 쏘나타(11.9㎞/ℓ·자동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비슷한 배기량과 가격대인 수입 디젤차 폴크스바겐 파사트(14.6㎞/ℓ)보다는 훨씬 뒤진다. 그랜저 3.3(10.0㎞/ℓ)과 비슷하다.

토러스 2.0의 가격은 3920만원이다. 그랜저 3.3과 비슷한 값에 에쿠스 정도 넓은 크기의 수입차를 타고 싶은 이들에게 좋은 선택이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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