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13년 7월31일 ‘경제 현장 삼천리 길’ 첫 방문지로 전북 군산 새만금을 방문해, 새만금 투자 기업인 OCISE(주)의 김재신 대표를 업어주고 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7월11일 2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투자하는 분들은 업고 다녀야 한다. 이분들이 경제를 살리는 것이고,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고, 소비를 활성화하는 것이고, 나라를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무역연구소장 시절 칼럼에서 “성매매법 탓에 소비 위축” 주장
KDI 원장 때는 여성 접대부 유흥업소에서 법인카드 사용 의혹
박 대통령 “투자하는 분 업어줘야” 발언에 실제로 업어주기도
KDI 원장 때는 여성 접대부 유흥업소에서 법인카드 사용 의혹
박 대통령 “투자하는 분 업어줘야” 발언에 실제로 업어주기도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카드사들의 개인 정보 유출 사태에 국민들도 책임이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해 곤혹을 치르고 있지만, 그의 ‘실언’이나 부적절한 행동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 부총리의 ‘부적절한’ 발언은 2004년 12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그는 2004년 12월1일 한 일간지에 ‘민간 경제 의욕 회복이 급하다’는 제목의 칼럼을 실어 “성매매법, 접대비 상한제 등으로 관련 소비가 위축되면서 국내 소비는 줄어드는 가운데 해외 소비가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국내 소비 침체의 원인으로 2004년 1월 도입된 접대비 상한제와 같은 해 9월 시행된 성매매특별법을 꼽은 것이다.
현 부총리는 또 지난해 3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공무원 법인카드로 유흥업소를 출입했다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당시 박원석 진보정의당 의원은 현 부총리가 2010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시절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됐지만 실제론 여성 접대부가 나오는 유흥업소에서 공무원 크린카드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경제부총리가 돼서는 국회와 자주 갈등을 빚었다. 현 부총리는 지난해 10월1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유라시아 시대의 국제 협력 콘퍼런스’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입법 조처가 진행되지 못해 정책 집행이 못 되고 있다. 국회가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직설적으로 국회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여야 의원들은 “정부가 국회를 겁박하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해 6월18일에는 대기업들에 대한 규제 법안 처리를 앞둔 시점에서 “과도한 입법을 수용하지 않겠다”며 경제민주화에 반대하는 발언을 해 구설에 올랐다. 당시 야당은 ‘경제 수장이 아니라 전경련 대변인 같은 느낌을 준다’고 꼬집었다. 현 총리의 발언은 박근혜 대통령이 하루 전인 17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경제민주화 관련 정책과 입법은) 기업들을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과도하게 왜곡되거나 변질돼서는 안 된다“고 발언한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현 부총리의 ‘박 바라기’ 행태는 이뿐만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7월11일 “투자하는 분들을 업어줘야 한다”고 말하자 같은 달 31일 새만금 열병합발전소 부지를 방문해 사업자인 OCISE사의 사장을 두 차례나 등에 업어주는 ‘이벤트’를 연출하기도 했다.
현 부총리는 또 불과 두달 전에는 이른바 ‘철도 민영화’ 발언으로 곤욕을 치렀다. 그는 지난해 12월20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철도공사가 노선 자체를 중단하든지 (운영권을) 반납하든지 해서 운영이 안 된다면, 국민적 합의를 통해 지방 공기업이 하든지 민간도 참여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수서발 KTX 별도 법인 설립이 사실상 민영화로 가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비등하던 시점에서 그의 이런 발언은 정부의 ‘속내’를 드러난 것으로 해석돼 논란을 일으켰다.
한 트위터리안(@ca******)은 “카드 사용자에게 원인을 돌리는 현 부총리. 이분 계속 설화가 반복되는 거 보면 말의 실수가 아니라 생각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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