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전북 고창과 부안의 기존 방역대(각각 반지름 3㎞)를 벗어난 고창군 해리면에서도 조류 인플루엔자(AI)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차단방역조처를 강화해,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지점 3㎞ 이내의 오리와 닭을 모두 매몰처분하기로 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의 확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1일 전북 고창군 해리면의 육용 오리농가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의심증상을 보이는 오리들이 무더기 폐사해 방역당국이 정밀검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곳은 최초 발생지역인 고창군 신림면에서 서남쪽으로 19㎞ 떨어진 곳이다.

부안의 2차 발생지역에 인접한 정읍의 또다른 오리농가에서도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이 의심되는 증상이 접수됐다. 이렇게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 불안감이 커지자, 농식품부는 이날 발생지역 주변의 매몰처분 범위를 기존의 500m 이내에서 3㎞ 이내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매몰처분 범위 확대조처는 오리에 대해서만 적용되고, 아직까지 확진사례가 나타나지 않은 닭에 대해서는 기존의 500m 이내 기준이 그대로 적용된다.

지금까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의심증상을 보인 농가는 모두 10곳, 그중 감염 확진판정을 받은 농가는 4곳으로 늘어났으며, 20만3천마리의 오리와 닭이 매몰처분됐다. 매몰처분 범위를 3㎞로 확대할 경우, 매몰되는 오리와 닭은 모두 26개 농장 35만 마리 가량으로 늘어난다.

확진판정을 받은 13곳 농장 중 11곳이 오리농장이고, 나머지 2곳은 각각 산란계 농장과 육계농장이다. 권재한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조류 인플루엔자 확진판정을 받은 곳은 모두 오리농장이고, 닭 농장 2곳은 예방차원에서 매몰처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제주에서도 겨울을 나는 철새 청둥오리가 폐사된 채 발견돼 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철새도래지를 지나는 올레코스도 일시 폐쇄됐다. 제주도와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주민 등의 말을 들어보면, 종달리 포구에서 오조리 방향 600여m 떨어진 하천에서 오리들이 죽은 채 발견됐다. 도는 외국인 노동자 3명이 2~3마리씩 죽은 오리를 갖고 갔다는 말에 따라 죽은 오리가 10여마리 정도 될 것으로 추정했다. 도는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서 발견된 죽은 오리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맡겨 역학조사에 들어가는 한편, 경찰과 합동으로 죽은 오리들을 갖고 간 외국인 노동자들을 찾고 있다.

김현대 기자, 제주/허호준 기자 koala5@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