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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 2~3명으로 압축

등록 2014-01-15 19:57수정 2014-01-16 08:40

15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1층에 있는 박태준 명예회장의 모습이 담긴 높이 4m의 부조 앞에 낙하산 모빌이 ‘아래로 떨어지듯’ 설치돼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연말연시를 기념해 비행기와 낙하산 등의 조형물을 포스코센터 안에 설치했다. 이날 열린 포스코 이사회의 ‘시이오 후보자 추천위원회’가 오영호 코트라 사장이 포함된 5명의 회장 후보들을 밝히면서, 2000년 포스코 민영화 이후 첫 외부 출신 회장이 선임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15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1층에 있는 박태준 명예회장의 모습이 담긴 높이 4m의 부조 앞에 낙하산 모빌이 ‘아래로 떨어지듯’ 설치돼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연말연시를 기념해 비행기와 낙하산 등의 조형물을 포스코센터 안에 설치했다. 이날 열린 포스코 이사회의 ‘시이오 후보자 추천위원회’가 오영호 코트라 사장이 포함된 5명의 회장 후보들을 밝히면서, 2000년 포스코 민영화 이후 첫 외부 출신 회장이 선임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CEO 추천위, 5명 후보군 1차 면접 통해 더 좁혀
16일 2차 면접…최종후보 신속 결정 가능성도
포스코가 15일 이사회를 열어 시이오(CEO·최고경영자)후보자추천위원회를 꾸린데 이어, 5명의 후보에 대해 1차 면접을 실시했다. 시이오후보추천위는 인천 송도 아르앤디(R&D)센터에서 이들을 면접하고 5명의 후보군을 2~3명으로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철강생산량 기준 6위 기업인 포스코의 차기 회장을 뽑는 일은 이날 숨가쁘게 진행됐다.

포스코 이사회는 이날 오전 오영호 코트라 사장과 권오준 포스코 사장, 김진일 포스코켐텍 사장, 박한용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 등 5명을 차기 회장 후보로 뽑았다고 밝혔다. 오영호 사장을 제외하면 전부 포스코 출신 전현직 임원으로 포스코 출신 4명과 외부 출신 1명의 대결 양상이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정준양 회장이 11월에 사의를 밝힌 뒤 이사회 내 승계카운실을 만들어 7차례에 걸쳐 회의를 해 후보를 추렸다”고 설명했다.

후보군 가운데에선 유일하게 외부 출신인 오영호 코트라 사장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09년 이구택 전 회장이 물러나고 정준양 회장이 선임될 당시엔 최종 후보로 정 회장과 윤석만 전 사장 등 내부 임원 2명만 오른 바 있었다.

그동안 철강업계에선 꾸준히 차기 포스코 회장에 외부 출신 인사가 기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 나왔다. 오영호 사장은 2007년 산업자원부 차관을 지내는 등 정통 산업부 관료 출신이다. 만약 오 사장이 최종 후보로 결정되면,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정부 고위직 출신을 회장으로 선임하는 셈이다.

포스코 외부 인사가 회장 후보군에 들어간 것은 청와대의 의중이 실렸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포스코가 박태준 명예회장을 ‘창업자’로 받드는 것에 대해 탐탁지 않게 여긴다는 얘기가 있다. 포스코의 진정한 창업자는 설립을 지시한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포스코 주변에서 박 명예회장을 아는 내부 인사 대신 외부에서 회장이 올 것이라는 얘기가 끊이지 않았다.

포스코 경영진도 이런 상황을 만드는 데 한몫했다. 정준양 회장은 2009년 선임된 뒤부터 이명박 정권 고위층의 후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끊어내지 못했다. 포스코 내부에서도 회사가 이른바 ‘정권의 전리품’으로 전락할 우려를 살 때 목소리를 크게 내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엔 ‘외풍’을 막기 위해 힘을 합칠 민주적인 노동조합도 없다.

경영상황도 혁신을 필요로 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내부에서 승진한 정준양 회장의 경영에 높은 점수를 주지 않는다. 2009년 말 60만원을 넘던 포스코 주가는 현재 30만원대로 반토막난 상태다. 즉 ‘낙하산’ 대신 내부 인사가 더 경영을 잘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밀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날 차기 회장 후보 자격심사를 한 포스코 이사회 시이오추천위는 모두 사외이사로 꾸려졌다. 6명 사외이사 전원은 휴대전화를 끈 채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이사회 관계자는 “회장을 뽑는 일이라 쉽게 결론이 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이오추천위가 속도를 내 16일 2차 후보 면접을 하는 등 최종 후보가 빠르게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포스코의 전체 이사진이 참여하는 다음 이사회는 이달 29일로 예정돼 있다. 포스코의 차기 회장을 확정하는 정기 주주총회는 3월14일이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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