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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최연혜 코레일 사장, 취임 전엔 “경쟁 도입은 국가경제 파탄”이라더니…

등록 2013-12-10 13:58수정 2013-12-17 08:40

코레일 ‘수서발 KTX 자회사 법인 설립’ 의결 강행
지난해 칼럼에선 “민간 참여는 자가당착” 맹비난
파업 나선 ‘철도 노조’의 주장과 별반 다르지 않아
10일 오전 수서발 케이티엑스(KTX) 자회사 법인 설립과 출자 계획의 의결을 강행한 코레일 최연혜(57) 사장이 지난해 1월에는 정작 “국가 기간 교통망인 고속철도에 민간 참여라는 극단적 방법까지 동원해 경쟁을 도입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며 “국민 편의와 국가경제는 파탄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 사장은 지난해 1월31일치 <조선일보> 31면에 ‘전 한국철도대학 총장’이란 직책으로 기고한 ‘국익에 역행하는 고속철도 민간 개방’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최근 국토해양부는 고속철도 민간 개방 정책을 발표했다. 그 이유가 경쟁체제 도입에 있다는데, 이는 철도 및 교통산업의 특성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철도공사와 광역버스 등이 출혈 경쟁한다면 국민 편의와 국가경제는 파탄에 이를 것이다. 국가 기간 교통망인 고속철도에 민간 참여라는 극단적 방법까지 동원해 경쟁을 도입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덧붙였다.

최 사장은 이어 “(2004년 고속철도 개통을 앞두고) 대표적인 ‘규모의 경제’ 산업인 철도를 토막 내서 효율성을 높인다는 논리가 잘못됐다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이 추진한 ‘수서발 KTX 자회사 분리 운영’이 잘못됐다는 의견을 인용했던 것이다.

안전에 대한 우려도 지적했다. 최 사장은 “복잡한 기계와 설비, 여러 사람의 손발이 완벽하게 맞아야 안전이 담보되는 철도의 특성상 운영 기관 다원화는 사고의 위험을 키운다”며 “수익에 민감한 민간기업이 안전 투자에 적극적일 리 없다”고 말했다.

코레일의 ‘높은 인건비’와 ‘부실 경영’도 고속철도 민간 개방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 사장은 “철도공사의 유일한 수익 사업인 고속철도 운영권을, 그것도 소득 수준이 높은 서울 강남권 수요를 흡수하면서 장차 서울역 몇 배의 성장 잠재력을 갖춘 수서역을 특정 민간기업에 주는 것은 특혜”라고 밝혔다.

최 사장은 끝으로 “수서~평택 고속철도 개통을 계기로 정부는 철도공사의 몸집을 키워 강도 높은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는 한편 역세권 개발 등 수익 사업 활성화를 위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사장의 이 글은 9일 파업에 들어간 철도 노조의 “수서발 KTX 자회사 분리 운영은 궁극적으로 철도 민영화를 낳을 것”이라는 주장, “수서발 KTX 자회사 분리 운영이 효율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없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최 사장은 10일 오전 ‘수서 고속철도 주식회사 설립 및 출자계획’을 의결한 뒤 “수서발 KTX 법인은 철도 운영과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고 코레일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1년 11개월 사이에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최 사장은 지난 10월 코레일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최 사장은 지금도 민영화에 반대하고 경쟁체제 도입에도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다만 이번 자회사 설립은 경쟁체제 도입의 문제점을 완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재훈 노현웅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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