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임직원 35억 비리터진 뒤에…외양간 고치는 대우조선해양

등록 2013-12-01 20:18수정 2013-12-01 21:37

MB정부때 낙하산 자리 마련위해
감사실 지위 강등했다가 비리자초
뒤늦게 감사역량 강화 강조나서
‘35억원대 임직원 납품비리’를 겪은 대우조선해양이 감사조직 강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데다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우조선해양은 “감사팀의 위상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통해 감사 역량을 강화하겠다”며 “인적 쇄신 및 시스템 혁신과 조직·업무에 대한 상시 진단 제도를 도입해, 그동안의 관행이나 구습을 철저하게 단절시키겠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의 이런 조처는 최근 불거진 납품비리 등 조직 내 윤리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최근 울산지검은 협력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이 회사 임원급 4명과 직원 30여명을 기소한 바 있다. 검찰 발표를 보면, 대우조선해양의 한 임원은 납품업체 쪽에 “아내가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김연아의 목걸이를 갖고 싶어한다. 사오라”고 요구하는 등 심각한 윤리의식의 부재를 드러낸 바 있다.

문제가 불거지자,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 홍기택 회장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납품비리와 관련해 대우조선해양 임원 60여명의 사표를 받았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조직개편을 통해 고위임원 10여명을 내보내고 “독립성 확보와 위상 강화를 위해 감사팀을 감사위원회 산하에 편제시켰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납품비리는 전임 남상태 사장 시절 감사 조직을 약화시킨 것에 따른 ‘부메랑’ 성격이 짙어, 경영진이 스스로 자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대우조선해양은 2006년 비윤리행위 근절과 투명 경영을 위해 이사회의 감사위원회 안에 감사실을 설치하고 전무급 실장을 배치했다가 2008년 9월 갑자기 감사실을 폐지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낼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감사실장을 내보냈다는 폭로가 뒤이었다.

이때 대우조선해양은 감사실을 폐지하고 감사팀을 다시 사장 밑으로 옮기면서 산업은행 출신인 신대식 전 감사실장을 내보냈다. 감사실은 그동안 납품업체의 부당이득을 환수하며 관련된 임직원을 징계하고, 일상감사 체제 구축 노력 등 실적을 쌓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 내 감사실이 하루아침에 약화하고, 감사담당 임원까지 없애면 구조적으로 감사팀의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사례는 이른바 ‘주인 없는 기업’이 감사나 노동조합 등의 힘이 세지 못하거나 제대로 견제하지 않으면, 경영진과 임원의 전횡과 비리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우조선해양은 1998년 외환위기 때 부도가 나면서 국민의 세금인 공적자금이 2조9000억원이 투입된 회사다. 지금은 산업은행이 대주주다. 신대식 전 감사실장은 “감사위원회 산하 감사팀 수준으로는 비리 행위를 막기 힘들다. 상근 감사위원 등을 둬 제도적으로 감사실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