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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가 협동조합 주목”

등록 2013-11-20 19:30수정 2013-11-21 08:51

구리모토 아키라
구리모토 아키라
구리모토 일 생협연구소 이사
주류 경제학서 저평가된 협동조합
리먼사태 뒤 주식회사의 대안 평가
“이익확대 리스크 대신 민주적 결정
재생력 뛰어나 미래 사업형태될 것”
일본의 대표적인 세계 협동조합 연구자인 구리모토 아키라(사진) 일본생협총합연구소 이사는 “리먼 쇼크 이후 세계는 협동조합의 복원력에 주목하고 있다. 협동조합은 2020년까지 가장 많은 이들이 선택하는 미래의 사업 형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1990~2003년 일본 생협(생활협동조합)연합회의 국제부장을 맡고, 2001~2005년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의 조사연구위원장을 맡은 그는 일본 안에서 국제적 안목을 가진 대표적인 협동조합 연구자로 손꼽힌다. 서울시 주최 ‘국제사회적경제포럼(GSEF) 2013’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가 국내 아이쿱생협의 초청으로 지난 9일 전남 구례의 식품 산업단지를 찾은 그를 현장에서 만났다.

우선 그는 아이쿱이 ‘구례자연드림파크’라는 이름으로 구례에 조성중인 14만9335㎡ 규모의 식품 산업단지(클러스터)에 대해 “굉장히 놀랍다”고 평가했다. “일본에선 1960년대 말 식품 안전의 차원에서 산지의 제품을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산직 운동’이 생겨났습니다. 당시 운동은 한 소비자단체와 한 산지가 관계를 맺는 방식이었는데 구례 단지는 전국적 조직이 여러 생산자와 함께 결합하는 훨씬 큰 실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생활협동조합이란 소비자가 스스로 생활 안정과 문화 향상을 목적으로 물자 구매 등을 위해 꾸린 조직을 뜻하는 말이다.

구례자연드림파크는 아이쿱생협사업연합회와 구례군이 총 500억원 규모로 구례군 용방면 죽정리에 조성하고 있는 산업단지로 자체 브랜드 빵·라면·만두 등을 생산하는 가공단지, 물류센터, 체험·관광시설, 생태마을 등으로 구성된다. 이곳에서 친환경 농산물로 가공된 제품은 전국 조합원에게 공급되며 동시에 조합원들은 이곳을 방문해 자신들이 먹는 음식의 제조 공정을 보는 것은 물론이고 주변 지리산 탐방 등과 연계한 생태 체험도 할 수 있게 된다. 구리모토는 “일본은 최근 농가 수익이 떨어지면서 이런 식의 대안을 내놓고 있지만 대부분 생산자가 나서는 형태인데, 소비자가 나선 이런 경우는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동시에 고용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식의 활발한 협동조합 운동이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는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 바탕에는 수익만을 좇는 ‘주식회사’ 중심의 경제 체제에 대한 회의가 깔려 있다. “주류 경제학에서 협동조합은 주식회사에 비해 열등한 사업 형태로 여겨져 왔습니다. 첫째, 협동조합은 1인1표의 의결권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1원1표인 주식회사에 비해 자본을 모으기 쉽지 않다는 것, 둘째, 위험(리스크)을 감수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주식회사에 비해 사업 확장에서 늦다는 이유 때문이죠. 하지만 리먼 쇼크 이후 과연 과도한 리스크를 취하는 주식회사 중심의 경제 체제가 맞는 것이냐는 의문이 일고 있습니다.”

구리모토는 유엔이 지난해를 ‘세계 협동조합의 해’로 꼽고 세계 각지에서 협동조합 다시 보기 움직임이 일고 있는 이유에는 이런 이익 확대의 욕망이 막대한 공적 자금 투입으로 막을 내린 것에 대한 반성이 있었다고 보았다. “충격 이후 숱한 상업은행들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튼실했던 협동조합 은행으로 예금을 옮기면서 협동조합의 내구력 또는 재생 능력에 많은 이들이 주목했죠.” 이 때문에 그는 다가오는 시기에 협동조합의 역할이 중요해진다고 강조한다. “선택 가능한 대안으로서 주목받은 협동조합이라는 조직 형태를 ‘지속가능성의 리더’로서 만드는 것, 그것이 협동조합 운동가들의 목표입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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