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선 효성기술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초 신소재 ‘폴리케톤’ 개발·상용화 성공 기자회견에서 용기에 담긴 ‘폴리케톤’을 들어 보이고 있다. 효성이 10년간 500억원의 비용을 들여 개발한 이 물질은 기존 산업소재에 비해 내열성·내화학성·내마모성이 월등히 뛰어나 부품산업을 주도할 핵심소재로 꼽힌다. 뉴스1
10여년만에 ‘폴리케톤’ 생산 돌입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60조 시장 겨냥
나일론보다 강도·내마모성 우수
엔진커버·연료탱크 등 소재 개발중
국내외 특허출원 ‘독점생산’ 채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60조 시장 겨냥
나일론보다 강도·내마모성 우수
엔진커버·연료탱크 등 소재 개발중
국내외 특허출원 ‘독점생산’ 채비
효성이 세계 최초로 고분자 신소재 ‘폴리케톤’을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효성은 이 신소재 양산을 통해 산업 전반에 쓰이고 있는 나일론의 뒤를 이어 60조원에 이르는 세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시장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효성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4년 연구에 착수해 10여년간 500억원의 연구개발 비용을 들여 첨단 고분자 신소재 ‘폴리케톤’을 상업화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효성은 지난해 3월 울산 용연공장에 연산 1000t 규모의 생산시설을 구축해 시험가동을 하다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폴리케톤은 일산화탄소와 올레핀으로 이루어진 신소재다. 질기고 강한 상품성을 가지고 있어 효성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과 초고강도 슈퍼 섬유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나일론에 견줘 충격강도는 2.3배. 내화학성은 30% 이상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의류 소재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실제 자동차·전기전자 분야의 내외장재 및 부품 등을 만드는 데 더 많이 쓰이고 있는 나일론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효성은 기대하고 있다. 효성은 현재 폴리케톤을 가지고 자동차 엔진커버와 연료탱크, 기어 부품용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 복합재료 권위자인 김병철 한양대 교수는 “효성이 낸 데이터를 보면, 강도와 내마모성이 나일론보다 훨씬 좋다. 이 제품을 쓰면 적은 양으로도 강하게 만들 수 있어 차량 등을 경량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김 교수는 “효성이 예상보다 빨리 기술을 개발했다. 생산규모가 적어 당분간 가격이 비쌀 것으로 보이는 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폴리케톤은 다국적 에너지 기업인 셸 등이 개발 뒤 양산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바 있는 소재였다. 효성도 폴리케톤을 양산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가공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넣어야 할 첨가제를 찾는 데 많은 실패를 거듭했고, ‘안 될 것이라고 빼놓았던’ 식품첨가제를 한 연구원이 따로 실험을 거듭한 끝에 혁신적인 결과를 찾았다는 설명이다.
효성은 현재 국내 133건, 미국·유럽 등 국외 27건의 관련 특허 출원과 등록을 마치며 독점 생산을 준비중이다. 효성 관계자는 “시험 생산한 제품을 1년 정도 지속적으로 고객사에 보내 10월 초에 인증을 받았다. 1000t 가운데 판로가 일부만 확보됐지만, 꾸준히 판매해 더 많은 업체의 인증을 얻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효성은 독일 기업 등 100곳에서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예정대로 된다면 효성은 2015년까지 2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5만t 규모의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2020년까지 모두 1조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15년 66조원 규모(전망)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 시장에서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유해가스(일산화탄소)를 원료로 산업에 필요한 부품을 만드는 일석이조의 소재라는 점에서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제품”이라고 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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