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예상밖 ‘어닝쇼크’
영업손실 7468억…올 1조 넘을듯
영업손실 7468억…올 1조 넘을듯
삼성엔지니어링이 18일 올 3분기에 74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국외 저가 수주로 인한 대규모 손익 차질이 또다시 발생한 게 컸다. 한편으론 한 분기에 7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갑자기 공시한 것을 두고, 그동안 투자자를 속여온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삼성엔지니어링의 3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분기에 견줘, 매출(1조9445억원)은 32.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468억원 적자를 냈다. 1분기부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올 영업손실이 1조552억원에 이를 것으로 잠정 집계된 상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 샤이바 가스 프로젝트’의 수정 작업 발생으로 인해 공사비가 크게 증가했고, ‘사우디 마덴 알루미늄 프로젝트’ 등의 공기가 지연되면서 대규모 손익차질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00년대 후반부터 ‘저가 수주’라는 비판 속에서도 매출을 확대해 왔으나, 올해 들어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전임 박기석 사장이 경질된 바 있다.
증권업계는 3분기 ‘어닝쇼크’(예상보다 실적 적음)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이 3분기 때부터는 회복될 것이라고 밝혀 소폭의 적자를 예상했지만 예상 밖의 큰 적자다. 건설업계가 아무리 ‘고무줄 회계’라지만 회사 말을 앞으로 어떻게 믿겠는가”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분기나 2분기 때도 이후에는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고 투자자와 언론에 말한 바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4분기엔 빌딩 등 자산을 매각해 영업흑자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 사업장의 부실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않은 회계를 그동안 발표해 왔다. 중요 사업장은 실사를 거치도록 해 투자자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장 초반 10%까지 떨어졌다가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전날보다 4.03% 오른 8만100원에 마감했다. 거래량은 전날의 3배에 달했고, 주로 삼성증권 창구 매도·매수 물량이 많았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실적만 보면 이런 주가 흐름은 설명하기 어렵다. 실적 악재가 이미 반영됐다는 심리와 함께,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사들이는 것도 주가를 받쳐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완 조기원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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