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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한국은 기술의 미래 실험실”

등록 2013-10-02 20:32수정 2013-10-02 21:39

미하엘 그룬트(45) 한국머크 대표
미하엘 그룬트(45) 한국머크 대표
미하엘 그룬트 한국머크 대표

세계 최장 화학·의학 글로벌 기업
“디스플레이 혁신 빠르게 이뤄질것
삼성, 경쟁자이자 오랜 협업 관계”
미하엘 그룬트(45·사진) 한국머크 대표는 “우리는 기존의 실리콘 시대에서 플라스틱 시대로 접어드는 전환기에 살고 있다. 한국은 기술의 미래를 가늠하는 실험실”이라고 말했다. 그룬트 대표는 화학공학 박사로, 취임 직전 세계적 소재 기업인 독일의 머크 본사에서 기능성 원료 사업부 첨단기술개발 부사장을 5년 동안 맡았다.

지난 달 30일 서울 삼성동 본사 자신의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만난 그는 한국의 특징으로 ‘역동성’을 꼽았다. 지난 7월 취임 뒤 첫 인터뷰다.“한국은 전자 분야 기반 기술을 갖춘데다 사회 분위기도 새로운 것을 빨리 받아들입니다. 새 기술과 제품에 대해 독일이 ‘글쎄, 좀 기다려 볼까’라는 분위기라면, 한국은 ‘그래? 빨리 해봐야겠네’라는 분위기죠.”

첨단기술을 다뤄온 공학자로서 그는 기술의 미래 예측에 민감했다. 소재는 보통 다른 기업을 상대하는 비투비(B2B) 사업 분야이기 때문에 최종 사용자(엔드 유저)의 경향과 거리가 있기 마련이지만, 그는 “그만큼 소비재 생산 기업에 앞서 기술 변화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이 소재 기업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머크는 1668년 독일에서 탄생한 세계 최장수 화학·의학 글로벌 기업으로, 지난해 112억유로(16조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한국머크는 1989년 설립됐다.

그룬트 대표는 소재 기술이 불러올 미래를 ‘해리포터’를 예를 들어 설명했다. “소설 속 마법 거울을 보면 가볍고, 휘어지고, 외부로부터 전원 공급이 없으며, 주변 세계와 연결돼 있습니다. 지금 시각에선 허황된 이야기죠.” 하지만 그는 플라스틱의 발전으로 이런 미래가 우리 곁에 다가오리라고 예측했다. 예컨대, 지금 실리콘 시대의 휴대전화는 배터리, 저장장치, 프로세서 등이 딱딱한 소재로 구성돼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고 가격도 비싸지만, 이런 구성품들도 (유기) 플라스틱 등으로 대체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다.

그는 또한 디스플레이 분야의 혁신도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소재의 혁신이 이뤄지면 사무실의 벽면, 창문, 탁자에도 디스플레이를 통해 자료를 띄우고 회의를 하면서 편집한 뒤 데이터로 다시 저장할 수 있게 됩니다.” 한국은 머크가 독일 밖에서는 처음으로 2011년 10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어플리케이션 연구소를 연 나라이기도 하다. 최근 삼성이 계열사 제일모직 등을 통해 독일 올레드 기술 벤처 등을 인수하며 수직계열화에 관심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그는 “분명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지만, 삼성과는 오랜 협업 관계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서로 돕는 방향으로 나아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요즘 화두인 ‘창조경제’와 관련해 그룬트 대표는 “기존 강점을 지키면서 외부와 접점을 넓힐 것”을 강조했다. “창조성이란 한 사람이나 조직이 갖는 특성이 아니라 여러 사람과 조직이 만날 때 접촉면에서 나타나는 특성입니다. 삼성, 엘지(LG)와 같은 한국 파트너를 보면 속도와 정확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고유의 특성을 지키면서 열린 자세를 가져야 창조성이 발휘될 수 있습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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