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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이틀 앞두고 “일신상 이유”
산은, 류정형 부사장 대표로 선임
산은, 류정형 부사장 대표로 선임
에스티엑스(STX)조선해양의 새 대표이사로 내정됐던 박동혁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갑자기 대표이사 후보에서 사퇴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에스티엑스조선해양과 자율협약을 맺은 뒤, 지난 5일 강덕수 에스티엑스그룹 회장을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게 하고 박동혁 대표이사 후보를 내정한 바 있다.
산업은행은 “박동혁 대표이사 후보가 25일 일신상의 사유로 사퇴 의사를 주채권은행 앞으로 전달했다”고 26일 밝혔다. 27일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 취임을 불과 이틀 앞두고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일신상의 이유라고 했고 다른 구체적인 이유는 못 들었다”고 전했다. 에스티엑스그룹 관계자 역시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그동안 강덕수 회장이 물러나면서 에스티엑스조선해양의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었다. 산업은행 역시 강덕수 회장 후임으로 에스티엑스조선해양 내부 인사 보다 다른 업체인 대우조선해양에서 오래 일한 박동혁 부사장이 경영을 정상화시키는데 적합할 것으로 판단했다. 박동혁 부사장은 대표이사 후보로 내정된 뒤 “해양·상선 쪽을 두루 거쳤고, 산업은행 관리체제 아래로 대우조선과 에스티엑스가 함께 들어가니 협력관계도 가능할 것으로 보여 내가 적임자로 판단된 것 같다”고 설명한 바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다.
산업은행은 생산공정의 조기 안정화 및 업무공백 최소화를 위해 대안으로 류정형 에스티엑스조선해양 부사장을 27일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한 뒤 이사회를 개최해 대표이사로 선임하겠다고 이 날 밝혔다. 결국 에스티엑스조선해양 조선소장 출신인 류 부사장이 조선해양을 정상화시킬 선장 역할을 맡게 됐다.
박동혁 부사장은 이날 “어려운 에스티엑스조선해양을 살리고 한국 조선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각오로 대표이사 자리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점점 내가 있어야 할 위치가 아닌 것을 느끼게 돼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고 <머니투데이>가 전했다.
이완 송경화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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