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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삼성물산, 엔지니어링 주식 사들이기 왜…

등록 2013-09-24 20:24수정 2013-09-24 22:26

합병설 부인 후에도 추가 매입
보유주식 최근 1.22%p나 증가
‘건설부문 합병설’ 다시 나돌며
삼성가 후계구도 재편에 관심
삼성물산이 그룹 내 같은 건설업종 계열사인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을 계속 매입하고 있다. 지난달 초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 0.6%를 확보했다고 ‘깜짝’ 공시한 뒤 합병설에 시달렸음에도, 삼성물산은 이달 들어 거의 매일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장내 매입하고 있다. 제일모직이 지난 23일 패션부문을 삼성에버랜드에 넘기기로 했다고 발표하는 등 삼성그룹 내에서 승계를 겨냥한 사업구조 개편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더욱 눈에 띈다.

24일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 등의 대량보유 상황 보고서’를 보면, 제일모직 등 특수관계자 가운데 삼성물산이 보유한 주식 지분이 두달 새 0.6%에서 1.82%로 1.22%포인트나 껑충 뛰었다. 8월21일과 9월5·10일에 각각 6만주씩을 사는 등 18차례에 걸쳐 48만7072주를 사모았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초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24만여주를 매입한 뒤 ‘협업체제 강화를 위해서’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후 삼성물산은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400여억원어치나 더 샀다. 23일 현재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은 제일모직이 13.1%, 삼성에스디아이(SDI)가 5.09%, 삼성물산이 1.82%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확보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그룹의 사업구조 개편뿐만 아니라 후계구도와도 관련이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수년 전부터 삼성물산의 건설부문,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에버랜드 건설부문의 합병 가능성을 점쳐왔다. 삼성물산은 올해 7월부터 갑자기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을 사기 시작했다. 강승민 엔에이치(NH)농협증권 연구원은 “경영구도와 관련이 있거나 건설부문 시너지를 위해 그룹의 건설부문 지배권을 한곳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에버랜드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 3남매로의 그룹 승계 등 경영구도의 변화 때 건설부문의 지배권 확보가 용이하고, 계열 분리를 할 때에도 어려움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삼성그룹은 오랫동안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의 협업을 통한 건설·플랜트 사업의 경쟁력 확보 방안을 모색해 왔다. 삼성물산(2013년 6월 기준)은 삼성전자 주식 4.1%, 삼성에스디에스(SDS) 주식 18.3%, 삼성종합화학 주식 38.7%를 가진 핵심 계열사다. 현재 삼성엔지니어링은 ‘저가 수주’의 부작용으로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오는 반면, 삼성물산은 국외수주가 급격히 늘면서 숙련된 인력을 찾고 있다. 삼성물산이 엔지니어링을 합병한다면, 설계 인력을 수혈받아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강승민 연구원은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장내 매입을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많은 주식을 확보해, 합병을 하기 위한 사전 포석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합병설은 오래전부터 나온 이야기이고, 현실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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