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출입 도입땐 통행 편리해져”
세금면제엔 “낼 것도 없는데…”
세금면제엔 “낼 것도 없는데…”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개성공단의 16일 재가동 합의를 크게 반기면서 재가동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입주기업들이 꾸린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재가동 합의를 이끌어낸 데 대해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재권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이제 개성공단 잠정폐쇄와 같은 불행한 사태가 재발되어서는 안 되며, 향후 공단이 굳건히 발전해갈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가 내놓은 합의안의 구체 내용과 관련해 기업들은 통행 문제 개선은 반긴 반면, 세금 면제에 대해선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보았다. 입주기업 ‘나인 제이아이티(JIT)’의 이희건 대표는 “전자출입체계(RFID)를 도입하면 차량 등의 칩을 통해 확인하는 방식으로 통행이 편리해져 정상화 속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기업들의 올해 세금을 면제해주기로 한 방안에 대해선 가동중단 사태로 실제 내야 할 법인세가 없는 상황에서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반응이 다수였다.
기업들은 재가동 합의와 별개로 경영 정상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입을 모았다. 이희건 대표는 “기업에 따라 사정이 다르지만 가동률을 4월3일 이전으로 되돌리려면 1년가량이 걸릴 것이고 거래처 회복 등 경영 정상화는 2~3년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재권 위원장은 “현재 기업들의 가동 준비는 거의 끝났다. 앞으로 경영 정상화를 위해 우리 정부와 북한에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단을 방문한 기업인들은 북한 역시 정상화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개성공단을 방문하고 온 유동옥 비대위 공동위원장(대화연료펌프 대표)은 “북쪽 분위기는 활기에 차 있다. 잃었던 삶의 터전을 다시 찾아 일을 하고 싶다는 의지가 부풀어 있다. 공단을 다시 짠다는 각오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북한은 한가위를 하루만 쉬기 때문에 하루만 빼곤 계속 가동 작업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창섭 공동위원장(삼덕통상 대표)은 “당장 기업 경영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에 연휴를 공단에서 보낼 계획이다. 다른 기업들도 비슷하다”고 전했다. 기업들은 또 정상화의 중요 부분인 거래처 유치도 10월 공단에서 열릴 예정인 외국기업 투자설명회 등을 활용해 속도를 올리기로 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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