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주회사 전환 마무리
미국 공장 신설 등 사업 확장
금호, 워크아웃 졸업 낙관적
연구개발 집중 ‘기술로 승부’
간담회 날짜 신경전 벌이기도
미국 공장 신설 등 사업 확장
금호, 워크아웃 졸업 낙관적
연구개발 집중 ‘기술로 승부’
간담회 날짜 신경전 벌이기도
국내 타이어 업계의 양대 라이벌인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미래’ 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에 시동을 걸고 있다. 두 업체 총수일가 후계자들의 기반을 닦고, 유력 후계자간 자존심 경쟁 성격도 짙어 보인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최근 며칠 사이 잇따라 기자간담회(프레스데이)를 열어, 고성능 타이어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지주회사 전환’(한국)과 ‘워크아웃 졸업’(금호) 이후, 미래 타이어 시장 선점을 위한 준비 태세를 소개하는 자리인 셈이다.
한국타이어는 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프레스데이 2013’ 행사를 열어, 국내 최초로 럭셔리 세단의 대명사 메르세데스-벤츠의 ‘뉴 S클래스’와 베엠베(BMW) 5시리즈에 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2006년 아우디 납품을 시작으로, 독일 명차 브랜드 3사 전부에 신차용 타이어를 납품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고 한국타이어는 덧붙였다. 서승화 한국타이어 대표이사(부회장)는 이날 “독일 최고급 메이커에 납품하게 된 것은 세계 타이어 시장에서 기술과 연구개발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 세계 5위권으로 진입하고, 2020년까지 글로벌 톱티어(일류업체)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이날 행사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마케팅본부장(사장)과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이사(사장) 등 오너 2세들이 직접 나서 지주회사 전환 작업 마무리 이후 사업 확장 계획을 밝힌 것이 눈에 띄었다. 장남인 조현식 사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 등의 공장 신설을 통해 연간 생산량을 500만개에서 1000만개까지 늘리는 한편, 타이어 유관 업체 인수합병(M&A)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는 이보다 사흘 앞선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경기도 용인 기흥에 1000억원을 투자한 중앙연구소 개소식을 앞두고 ‘재도약’을 선언하기 위한 자리였다. 김창규 대표이사(사장)는 “(워크아웃 중이라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이런 시설을 갖추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생산 증대도 중요하지만, 먼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원천능력을 갖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때 한국타이어와 내수시장을 양분하며 1위를 다퉜던 금호타이어는 그룹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며 업계 2위로 주저앉은 상태다. 하지만 현재 추세대로라면 워크아웃을 졸업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속에 연구 개발에 집중해 2018년까지 시장을 주도할 초고성능 타이어 제품을 개발한 뒤 내수 1위를 탈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처럼 미래 선점을 다투고 있는 두 업체는 기자간담회 ‘날짜’ 선점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금호타이어의 중앙연구소 개소식 날짜와 한국타이어가 프레스데이가 같은 날로 잡혔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 쪽에선 “장소 섭외 등의 이유 때문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금호타이어 쪽에선 홍보 효과에 대한 ‘물타기’라고 불만을 토로하며 일정을 사흘 앞당겨 진행했다. 용인/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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