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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순풍 단 개성공단, 바이어들도 속속 화답

등록 2013-08-28 16:35

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과 관계자 등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가 23일 오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공단 시설 점검을 마치고 입경한 뒤 조속한 생산 재개를 촉구하며 기업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섬유신발 기타업종 기업대표과 관계자들은 오전 9시에 출경해 오후 5시가 넘어 남북출입국사무소로 입경을 마쳤다.2013.8.23/뉴스1
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과 관계자 등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가 23일 오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공단 시설 점검을 마치고 입경한 뒤 조속한 생산 재개를 촉구하며 기업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섬유신발 기타업종 기업대표과 관계자들은 오전 9시에 출경해 오후 5시가 넘어 남북출입국사무소로 입경을 마쳤다.2013.8.23/뉴스1
제일모직 등 납품 재개 입주 기업들에 요청
. 순풍에 돛 단 듯 설비 복구에 한창인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 거래처도 속속 재계약 협의의 화답을 보내고 있다.

입주기업으로부터 납품을 받는 패션기업 ‘슈페리어’의 김대환 대표는 지난 23일 서울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한겨레>와 만나 “개성공단은 우리 회사 입장에서 전략적 요충지다. 앞으로 정상화와 지속적인 생산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앞서 공단 정상화가 가시화 되던 22일 자신과 거래하는 5개 입주기업 대표에게 문자를 보냈다. “사장님! 개성공단 문제로 지난 수개월 간 노심초사 밤잠도 못이루셨으리라 사료됩니다. …저희 슈페리어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안정적 개성 생산을 위해 가장 발빠르게 협의하고 지원하겠습니다.” 문자는 4개월 넘는 시간 동안 천국과 지옥을 오갔던 입주기업 대표들에겐 큰 위안으로 다가왔다. 납품 개성 입주기업 ‘나인모드’의 옥성석 대표는 “그 고생 끝에 이런 문자를 받으니 감개가 무량하다”고 말했다.

입주기업들은 지난 22~23일 정상화 합의 뒤 처음 방북해 시설 점검을 마치고 이 주(26~30일)부터 복구 작업을 한창 벌이고 있다. 하지만 하드웨어(설비) 못지 않게 소프트웨어(거래처) 역시 중요한 문제다. 4개월 넘게 가동이 중단되면서 업체들이 받은 신뢰도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김대환 대표는 이에 대해 “함께 풀어나갈 문제라고 봤다”고 말했다. “그 분들의 잘못이 아니라 불가항력적인 남북의 문제로 인해 발생한 일이니 그 동안 개성공단 덕분에 함께 커온 우리로서는 생산을 재개하면서 함께 정상화를 고민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전체 공급받는 물량의 13%가량을 개성 생산품으로 충당하는 슈페리어로서도 지난 가동 중단으로 인한 타격이 만만치 않았다. 김 대표는 그러나 개성은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 크다고 한다. “차로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이런 가격 경쟁력을 갖춘 생산지를 찾기란 개성이 아니면 불가능합니다. 즉시 반응 생산이 가능하죠. 서로 말이 통한다는 장점도 있고 그 동안 쌓은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동남아 등 다른 지역보다 훨씬 매력적이죠.” 슈페리어는 가동 중단 상황 동안 국내와 해외의 다른 생산업체로 일부 물량을 돌렸지만 공단 가동 재개 상황에 맞춰 점차 거래처를 개성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패션 대기업도 ‘거래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의류·섬유 분야 기업은 전체 123개 개성공단 입주기업 가운데 약 60%로 과반을 차지한다. 이들 기업들의 가장 큰 손은 제일모직, 엘지(LG)패션, 코오롱 등 국내 대기업이다. 제일모직은 가동 중단으로 납품을 받지 못했던 올 가을·겨울 상품의 납품 재개를 최근 입주기업들에게 요청했다. 또 내년 봄·여름 신상품 계약과 관련한 협의를 이번 주 안에 추진할 계획이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제일모직은 그 동안 입주기업들의 사정을 감안해 계약을 끊거나 배상을 요구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해 왔다. 협의를 통해 정상화 되면 납품을 다시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엘지패션 역시 업체와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고 단계적으로 납품 물량을 늘려 받을 방침이다.

코오롱은 공단이 정상화 되면 잠겨있던 중간품을 마저 생산하는 물량도 모두 받겠다는 계획이다. 코오롱의 권혁호 부장은 “이번 사태로 인해 손해 배상을 청구하거나 물건을 받지 않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회사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은 내년 봄여름 상품에 대해 제조 협력업체와 논의를 진행중이다.

하지만 전자·기계·금속 기업 쪽은 아직 시름이 깊은 편이다. 한 입주기업 관계자는 “전기·전자 등 기업의 해외 바이어(거래처) 경우 일부 부품의 지연으로 최종 제품 완성 시간이 늦어지는 것을 기다려 줄 형편이 안되기 때문에 납품 입주기업의 거래처 복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마트는 28일 산업통산자원부와 연계해 29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서울 잠실점과 중계점 등 수도권 5개 점포에서 ‘개성공단 우수상품 특별 기획전’을 연다고 밝혔다. 납품할 곳을 찾지 못한 기업들의 제품 가운데 팔 수 있는 것들을 소비자에게 연계하고 어려워진 자금 사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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