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9월 초 이전에 부분적인 생산 재개를 요청했다.
23일 설비 점검을 위해 공단을 방북한 입주기업들은 오후 5시반께 남쪽으로 귀환 직후 경기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남북 정부에 대한 3가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앞서 기업들은 남북 간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 뒤 22일 전기·전자·기계 업종, 이날 섬유·신발·기타 업종 기업들이 개성공단을 방문해 설비 피해 상황을 점검한 바 있다.
한재권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공동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재가동 준비팀이 제반 사항을 점검한 결과 대다수 업체는 지금이라도 생산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생산 재개를 위해 원·부자재 반출입과 주재원 체류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업종에 따라서는 주문이 곧 종료될 시기라서 조기 재가동이 안될 경우 입주기업들은 수주시기를 놓치게 된다. 9월 초 이전에 부분적 생산 재개만이라도 할 수 있는 조치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의류 업체의 경우 보통 8월께 내년 봄·여름 옷 생산을 계약하는데 9월 초 전에 공장 가동 여부가 확정이 되어야 거래처와 계약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한 위원장은 “(부분적 생산 재개가 안되면) 어렵게 성사된 개성공단 정상화의 성과가 빛을 잃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또 “남북공동위원회의 조속한 운영이 이뤄지길 희망하며, 공동위원회 산하 분과위에 기업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보완도 해달라"고 요청했다. 남북 당국은 지난 14일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합의사항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내용은 남북공동위원회를 꾸려 논의하기로 한 바 있다. 입주기업들은 이번 점검을 바탕으로 오는 26∼30일 본격적인 설비 보수에 들어갈 예정이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