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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노조도 없는데…삼성중공업 임금협상 합의안 부결된 까닭은

등록 2013-07-30 20:49수정 2013-07-30 21:46

직원 51.6% 반대로 재협상 돌입
조선 3사 중 작년실적 최고인데
인상률 낮아…노동자협 불신도
‘무노조’ 삼성중공업에서 노동자들이 임금 잠정합의안을 부결시켰다. 실질적인 의미의 노동조합이 없는 삼성중공업에서 노동자협의회와 회사 사이의 합의안이 부결되는 경우는 드물다. 다음주 여름휴가를 앞두고 있는 거제 조선소에선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민주노총 거제시협의회 관계자는 30일 “직원들이 잠정합의안에 대해 실망이 큰 것으로 안다. 예전에 삼성중공업 노동자들이 잠정합의안을 부결시킨 뒤에 많은 것을 얻지 못한 경험이 있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와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그동안 노조가 아닌 노동자협의회가 회사와의 협상에 나섰다.

잠정합의안의 내용은 기본급 0.5%, 정기승급분 1.3% 등 임금을 1.8% 인상하고, 일시금 51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었다. 설·추석 선물 등의 선택적 복리후생제를 도입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하지만 찬반투표 결과 직원 5642명 가운데 5369명이 참가해 2747명(51.16%)이 반대표를 던져 부결됐다. 찬성은 2609명이었다.

부결의 가장 큰 이유는 임금 인상률이 기대치에 못 미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실적이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이른바 ‘조선 빅3’ 가운데 가장 좋았다. 세계적으로 많은 조선소들이 문 닫는 불황 속에서도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매출(14조4895억원)과 영업이익(1조826억원) 모두 전년도에 견줘 늘어났다. 경쟁업체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전년에 견줘 감소한 실적을 냈다.

삼성중공업이 실적에서 경쟁 업체를 큰 폭으로 따돌렸지만, 직원들에겐 다른 곳과 비슷한 임금 인상안을 내놨다. 이를 본 삼성중공업 거제 조선소의 한 직원은 잠정 합의안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고 했다. 조선업종은 경남에 모여 있어 주변 조선소와 임금 등 근로 조건을 비교하기가 쉽다. 그는 또 “협의회에 대한 불신도 부결의 이유”라고 했다. 회사에 맞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 현 노동자협의회 집행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올해 찬반투표 결과는 예년과 달리 건조·선행 등 18개 부서별로 집계돼 공개됐다. 이를 두고 조선소 현장의 노조 결성 움직임에 대해 삼성중공업의 노동자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삼성중공업 해고자 출신 김경습 거제지역 일반노조 위원장은 “부서별로 찬성표가 어느 정도 나오는지 알게 되면, 찬성 비율이 낮은 부서의 관리자는 인사고과 등에서 힘들어진다. 부서장이 벌써 통사정을 하고 다닌다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노동계는 기업 내에서 지역·부서별로 투표 결과가 공개되는 방식이 진보성향 노조가 무너진 케이티(KT)처럼 회사에 유리한 쪽으로 노사관계를 이끈다고 보고 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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