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우 대표가 마이다스아이티 사장실에서 젊은 직원들의 보고를 받으며 기업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마이다스아이티 제공
‘건설·구조설계 SW’ 세계 점유율 1위, 마이다스아이티 이형우 대표
세계시장 점유율 1위 기업. 11년 동안 총매출이 37배 증가한 기업. 지난해 공채 경쟁률이 350 대 1에 달한 기업. 세계 최고층 빌딩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 건설에 참여하는 등 세계 10대 엔지니어링 회사를 고객으로 둔 기업.
건설·기계 구조설계 소프트웨어 분야 강소기업 마이다스아이티는 여기에 수식어를 더 붙인다. 직원이 자동으로 승진하고 구조조정이 없는 기업. 직원에게 제공되는 점심이 한 끼 1만5000원짜리인 기업.
마이다스아이티(이하 마이다스)의 창업자인 이형우(53) 대표는 이것도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녀에게 상속되지 않는 강소기업’을 더 붙였다. 돈 잘 버는 탄탄한 기업을 자식에게 물려주는 게 당연할 것 같은 한국 기업 풍토에서 이 대표는 “기업은 내 것도 아니고, 자식 것도 아니다”고 잘라 말한다. 마이다스는 그가 포스코건설에서 일하다 2000년 사내 벤처기업으로 독립해, 당시 15억원이던 매출을 2012년 556억원까지 키운 곳이다.
하지만 이 대표의 계획은 2017년까지 자신이 아닌 직원들이 최대 주주가 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최근 경기도 성남 마이다스 본사에서 만난 이형우 대표는 “그 방법으로 사내근로복지기금인 ‘행복기금’에 자사주를 양도해 1대 주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직원과 회사가 함께 출연해 만든 행복기금은 현재 마이다스의 지분 12.65%를 보유하고 있다. 이형우 대표와 자사주를 제외하곤 2대 주주다.
11년 동안 총 매출이 37배 늘고
지난해 공채 경쟁률 ‘350대1’ 하지만 이 대표가 가장 원하는 건
‘자녀에게 상속되지 않는 강소기업’
직원들이 최대 주주인 회사 꿈꿔 정년 없이 원하는 만큼 일하고
누락 없이 연한 따라 자동 승진
“경쟁 이겨낸 건 직원들 열정 덕” 이 대표는 “주주 자본주의 중심의 기업도 아니면서 회사의 경영기반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연구했다”고 했다. 그 결과 마이다스는 회사를 다니는 구성원이 소유하면서도 개별 직원이 기금을 분할할 수 없는 사내근로복지기금이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경영진이 바뀌든, 직원이 바뀌든 계속 유지되는 사내복지기금을 통해 경영권도 안정시키고 직원이 주인 되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이런 구상은 “자식에게 기업을 세습시키는 것은 죄”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기업은 돈을 벌기 위한 곳이 아닌, 행복할 수 있는 곳’이라는 그의 행복경영론에 따르면, “회사를 가장 잘 성장시킬 수 있는 사람에게 경영권을 넘겨야 기업이 가치있는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식들은 섭섭해하지. 하지만 경영능력이 유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직원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주고자 했던 것도 있다. “말로만 주인의식 가지라고 하면 가질 수 있나. 주인 대접을 해줬을 때 비로소 주인처럼 생각한다.” 호텔 요리사 출신이 만든 점심식사뿐만 아니라, 마이다스는 직원에게 ‘채찍’ 없이 ‘당근’만 준다. 승진 누락 없이 연한에 따라 자동 승진하게 하고, 잘하는 사람은 특진을 시킨다. 징계도 없다. ‘무정년제’를 시행해 정년이 지나도 원하는 이는 계속 고용할 계획이다. 직원 300여명 모두에겐 직접 보고할 기회도 열어뒀다. 이 대표는 “중요한 사안에 대해 내 의견에 반대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고 했다. 옆에 있던 신미영 행복경영팀 부장이 “사원들도 회의에서 의견을 잘 내는 편”이라고 거들자, 이 대표는 웃으며 “잘 내는 편? 다른 회사에선 사원들이 말도 못 꺼내는데, 여기 입사한 이들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다른 경영자에게 행복경영을 권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면 ‘다 해줘 봤는데 안된다. 직원들이 뒤통수를 친다’고 얘기한다. 그럼 무척 안타깝지. 왜 ‘해줬다’고 생각하고 받으려 하는지…. 예를 들어 진짜 자식이면 포기할 수 있나. 노력을 포기해선 안 된다.” 그는 “한국 기업이 직원을 과로시켜 성장하는 방식은 더이상 성공할 수 없다”고 자신했다. 이런 그에게 ‘행복경영’은 시장 점유율 1위 기업만 가질 수 있는 ‘행복’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정색했다. “마이다스가 경쟁하는 곳은 블루오션이 아니라 레드오션이다. 여기는 수십년 역사를 가진 미국과 유럽의 강자들이 많다. 여기까지 결코 쉽지 않았다.” 경쟁을 이겨낸 것은 행복경영이 직원들의 열정을 불살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이다스 직원들은 20일간 업무와 병행해 워크숍을 하면서 72시간을 잠들지 않은 채 버틴 ‘일벌레’도 있다고 한다. 이형우 대표는 “‘너네들끼리 잘 먹고 잘사는 기업 아니냐’ 하는데 아니다. 사람은 가진 능력을 세상에 잘 발휘할 때 행복하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기술과 능력으로 세상을 더 좋게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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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상속되지 않는 강소기업’
직원들이 최대 주주인 회사 꿈꿔 정년 없이 원하는 만큼 일하고
누락 없이 연한 따라 자동 승진
“경쟁 이겨낸 건 직원들 열정 덕” 이 대표는 “주주 자본주의 중심의 기업도 아니면서 회사의 경영기반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연구했다”고 했다. 그 결과 마이다스는 회사를 다니는 구성원이 소유하면서도 개별 직원이 기금을 분할할 수 없는 사내근로복지기금이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경영진이 바뀌든, 직원이 바뀌든 계속 유지되는 사내복지기금을 통해 경영권도 안정시키고 직원이 주인 되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이런 구상은 “자식에게 기업을 세습시키는 것은 죄”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기업은 돈을 벌기 위한 곳이 아닌, 행복할 수 있는 곳’이라는 그의 행복경영론에 따르면, “회사를 가장 잘 성장시킬 수 있는 사람에게 경영권을 넘겨야 기업이 가치있는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식들은 섭섭해하지. 하지만 경영능력이 유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직원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주고자 했던 것도 있다. “말로만 주인의식 가지라고 하면 가질 수 있나. 주인 대접을 해줬을 때 비로소 주인처럼 생각한다.” 호텔 요리사 출신이 만든 점심식사뿐만 아니라, 마이다스는 직원에게 ‘채찍’ 없이 ‘당근’만 준다. 승진 누락 없이 연한에 따라 자동 승진하게 하고, 잘하는 사람은 특진을 시킨다. 징계도 없다. ‘무정년제’를 시행해 정년이 지나도 원하는 이는 계속 고용할 계획이다. 직원 300여명 모두에겐 직접 보고할 기회도 열어뒀다. 이 대표는 “중요한 사안에 대해 내 의견에 반대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고 했다. 옆에 있던 신미영 행복경영팀 부장이 “사원들도 회의에서 의견을 잘 내는 편”이라고 거들자, 이 대표는 웃으며 “잘 내는 편? 다른 회사에선 사원들이 말도 못 꺼내는데, 여기 입사한 이들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다른 경영자에게 행복경영을 권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면 ‘다 해줘 봤는데 안된다. 직원들이 뒤통수를 친다’고 얘기한다. 그럼 무척 안타깝지. 왜 ‘해줬다’고 생각하고 받으려 하는지…. 예를 들어 진짜 자식이면 포기할 수 있나. 노력을 포기해선 안 된다.” 그는 “한국 기업이 직원을 과로시켜 성장하는 방식은 더이상 성공할 수 없다”고 자신했다. 이런 그에게 ‘행복경영’은 시장 점유율 1위 기업만 가질 수 있는 ‘행복’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정색했다. “마이다스가 경쟁하는 곳은 블루오션이 아니라 레드오션이다. 여기는 수십년 역사를 가진 미국과 유럽의 강자들이 많다. 여기까지 결코 쉽지 않았다.” 경쟁을 이겨낸 것은 행복경영이 직원들의 열정을 불살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이다스 직원들은 20일간 업무와 병행해 워크숍을 하면서 72시간을 잠들지 않은 채 버틴 ‘일벌레’도 있다고 한다. 이형우 대표는 “‘너네들끼리 잘 먹고 잘사는 기업 아니냐’ 하는데 아니다. 사람은 가진 능력을 세상에 잘 발휘할 때 행복하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기술과 능력으로 세상을 더 좋게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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