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본사에서 만난 이준혁(44) 디케이(DK)메디칼시스템 대표이사(왼쪽 두번째)와 디케이메디칼솔루션 새내기 3인방 김성수(27·왼쪽부터), 송예은(26), 심시우(25)씨가 디지털 엑스레이 기기 분야 세계 1위 도약의 포부를 다지고 있다. 디케이메디칼시스템 제공
이준혁 대표이사
“인재 확보가 핵심 경쟁력”
새내기 3인방
“간판보다 내 길 일구겠다”
“인재 확보가 핵심 경쟁력”
새내기 3인방
“간판보다 내 길 일구겠다”
디케이(DK)메디칼시스템 이준혁(44) 대표이사와 이 회사 새내기들인 김성수(27), 송예은(26), 심시우(25) ‘3인방’의 눈빛은 반짝였다. 1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디케이메디칼시스템 본사에서 만난 이들 네 사람은 회사를 세계에 우뚝 선 대표 의료기기 전문회사로 성장시키겠다는 의기로 굳게 뭉쳐 있었다.
디케이메디칼솔루션은 지이(GE), 지멘스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지배하는 의료기기 시장에서 자체 개발한 디지털 엑스레이 영상기기로 해당 분야에서 5년째 국내 점유율 50%를 지키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이 회사는 인도네시아·이란·타이 등 30개국에 디지털 영상기기를 수출하고 있으며, 제조 계열사인 디케이메디칼시스템 250억원을 포함해 지난해 11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보건산업진흥원 조사를 보면, 2011년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2988억달러(339조원) 규모로, 2006~2011년 연평균 7.9%의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유망 산업이다.
입지를 굳혔지만 디케이메디칼솔루션 역시 인재 확보에서는 여느 중소기업과 마찬가지로 어려움이 크다. 외국계 대기업들이 이 회사 영업사원이나 기술인력을 스카우트해 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이 대표는 “전문성이 강조되는 의료기기 산업에서 인재는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창업자인 이창규(71) 회장의 아들로 1996년 다른 기업의 신입사원으로 일하며 경력을 쌓은 뒤 1999년 회사에 합류했다.
청년 구직자는 대기업 입사 ‘스펙 쌓기’에 열중하고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빠진 국내 취업시장 구조에서, ‘간판이 아닌 소신’으로 자신의 길을 택하는 이들은 작은 기업에 소중한 자원이다. 어릴 때부터 의료기기에 대한 관심이 많아 의공학과를 전공했고, 지난 4월 입사해 제품 인허가 업무를 맡고 있는 송예은씨는 “삼성 등 대기업도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지만, 크기보다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확보한 기업에 취직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 중소기업은 높은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기 때문에 대기업에 비해 자기 성장이 빠르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영업사원으로 1년3개월가량 일한 김성수씨는 스스로 첫 계약을 따냈을 때의 두근거림을 잊지 못한다. “주말에 등산하던 중이었는데 설득을 해왔던 병원에서 기기를 써보겠다는 연락이 왔다. 뛰어 내려오듯 하산해 계약했는데, 제 경력에 다른 회사에선 경험하기 힘든 일이었다.”
남들과 구분되는 기술을 익히고자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방사선과를 전공으로 택했다는 입사 2개월차인 심시우(초음파 임상장비교육)씨는 “회사와 함께 최고의 전문가로 성장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대기업에 취업한 주변 친구들이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고, 다니는 기업이 싫다는 말을 들을 때면 소신 있는 선택의 중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각자 전문분야에서 이제 발을 뗀 세 사람에게 이준혁 대표는 ‘몰입’을 강조했다. 그는 “대학시절 일본에서 홀로 어학연수를 하며 카페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 때, 일본어가 서툴러 주문이 밀리기 일쑤였다. 일이 끝난 뒤 영수증을 모아 밤늦게 홀로 주문받는 연습을 하니 금세 요령이 늘었다. 몰입의 힘을 깨달은 기억”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내기들의 손을 잡으며 “항상 기본에 충실하고 스스로 세운 목표에 몰입하는 자세로 디케이메디칼솔루션을 국내 1위를 넘어 세계 1위로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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