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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미래 경쟁 상대는 이탈리아 벽지, 대리석이다.”

컬러강판 전문업체 유니온스틸의 장세욱 대표이사(사장)는 지난 26일 창업 51주년만에 처음으로 기자들에게 부산 감만동 공장을 공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전 세계 철강업체들이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유니온스틸이 컬러강판의 ‘브랜드 마케팅’을 통해 틈새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니온스틸은 이날 고급 가전제품용 컬러강판 브랜드 ‘앱스틸’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가전제품(Appliance)’과 ‘각종 장치(Application)’를 뜻하는 ‘앱(App)’이란 단어에 ‘철’을 뜻하는 ‘스틸(Steel)’을 합친 단어다. 앞으로 유니온스틸에서 생산되는 가전제품용 컬러강판은 모두 이 이름으로 통칭하겠다는 것이다. 2011년, 건축자재용 컬러강판에‘럭스틸’이란 브랜드 이름을 붙인 것을 시작으로 유니온스틸은 컬러강판의 브랜드 체계를 완성했다.

장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브랜드 전략이) 철강회사 사장인 나조차도 알아듣기 힘든 용어들을 수요자(소비자)들이 잘 알 수 있는 말로 바꾸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각종 등산용품들에 (소재 브랜드인) 찍힌 ‘고어텍스’ 마크가 품질을 인증하듯, 언젠가는 각종 가전제품들과 건축물들에도 ‘앱스틸’, ‘럭스틸’이란 브랜드가 표시되는 날이 오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니온스틸의 이런 브랜드 전략은 고급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 방안인 동시에 틈새시장 확대 방안이기도 하다. 소재 산업인 철강업체의 특성상 그동안은 ‘기업 대 기업(B2B)’의 영업을 해왔지만, ‘기업 대 소비자(B2C)’로까지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의미인 것이다. 럭스틸의 경우, 이미 출시 이후부터 디자이너와 건설·설계회사 등에 대해 영업(B2D·D는 Designer를 뜻함)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를 통해) 건축설계서 시방서(공사 일정 순서를 적은 문서)에 럭스틸을 사용하라고 특정하는 경우가 생겨나는 등 출시 초기 1000~1500t 규모였던 월 판매량이 최근 4000t 정도까지 증가했다”고 말했다.

회사 쪽에선 현재 건축자재용 컬러강판인 럭스틸의 판매 증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대기업에 납품하는 앱스틸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높은데다, 중국과 러시아 등 신흥국가의 고급 주택시장에서 건축 내외장재의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장 사장은 “이탈리아 벽지와 대리석과 경쟁해도 손색없는 디자인과 내구성을 갖춘 컬러강판을 만들어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은 톤(t) 단위로 (대량) 판매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벽지 회사들처럼 헤베(㎡, 면적) 당 판매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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