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주주 산은도 인수 포기
매각 통한 부채청산 물거품
조선해양·엔진 등 자율협약
산은 “구조조정 감안해 지원”
매각 통한 부채청산 물거품
조선해양·엔진 등 자율협약
산은 “구조조정 감안해 지원”
유동성 위기에 몰린 에스티엑스(STX)팬오션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에스티엑스팬오션은 7일 이사회 결정을 거쳐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했다.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 대주주 지분이 감자(자본금 감액)되고, 법원이 지정한 ‘관리인’이 경영 전반을 관리한다. 에스티엑스그룹의 다른 계열사들은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은 상태여서 아직 강덕수 그룹 회장의 지배권 아래에 있는 것과 차이를 띠는 것으로 그룹 해체 작업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그동안 공개매각 등을 추진하던 에스티엑스팬오션이 법정관리행을 택한 것은 팬오션을 인수할 구매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2대 주주였던 산업은행마저 인수를 포기하자 충격이 컸다. 산업은행은 회계법인 등과 함께 실사를 한 뒤 팬오션의 부실 규모가 예상보다 크다고 결론을 내렸다.
에스티엑스팬오션은“산업은행 실사평가단이 확정 장기계약 등 회사의 미래 성장가치는 적극 반영하지 않고 보수적 관점에서 손실을 확대 평가해 회사가치를 평가절하하는 우를 범했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팬오션 관계자는 “팬오션은 국내 최대의 벌크해운사로서 해운 업황이 좋아지면 이익도 급속도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계 화물 물동량을 나타내는 벌크운임지수(BDI)는 2007년 7070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2년 920까지 떨어진 상태다.
팬오션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에스티엑스그룹이 추진중인 조선해양 중심의 사업구조 조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스티엑스팬오션은 조선해양에 선박 건조 일감을 주는 등 그룹 성장의 양대 축이었다. 에스티엑스그룹이 팬오션 매각을 통해 부채를 갚을 계획도 빗나갔다.
에스티엑스그룹 관계자는 “팬오션과 금전 거래가 거의 없어 기업회생절차로 인한 그룹의 영향은 거의 없지만, 채권단이 진행중인 다른 계열사에 대한 자율협약 실사 결과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에스티엑스그룹 지주회사인 ㈜에스티엑스와 주력 계열사인 조선해양, 에스티엑스엔진 등은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에스티엑스건설은 4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에스티엑스에너지와 국외 계열사인 에스티엑스핀란드, 에스티엑스다롄조선은 매각 대상에 올라 있다.
에스티엑스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팬오션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에도 그룹 구조조정은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류희경 산업은행 기업금융담당 부행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팬오션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도 다른 계열사의 구조조정에 차질이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팬오션 법정관리로 다른 계열사의 자금 사정이 압박을 받을 수 있지만, 그런 걸 감안해서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 부행장은 “그동안 채권단이 (팬오션 추가자금 지원을) 거부한 건 상환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법정관리 신청 이후 지원하는 자금은 최우선으로 변제받을 수 있는 ‘공익채권’으로 분류되는 만큼 채권은행들과 협의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하겠다”고 덧붙였다. 산은은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한 에스티엑스조선해양의 정상화 방안을 이달 중 마련해 다른 채권은행과 협의해 추진하기로 했다.
이완 최현준 기자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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