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주간2교대제 전환’ 마무리 단계
노동연구원, 151곳 면접조사
수익률 저하돼 경쟁력 약화 우려
노동연구원, 151곳 면접조사
수익률 저하돼 경쟁력 약화 우려
“완성차에서는 교대제 개선을 삶의 질·건강권 개념으로 접근했으나 부품사는 공포로 다가온다. 노동자는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삭감의 공포, 회사는 물량 축소 공포다.” (현대자동차 부품업체)
“부품사는 완성차를 따라가기가 벅차다. 완성차가 부품사와 노동시간 단축 문제를 같이 준비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정부도 팔짱만 끼고 있다.”(현대차 부품업체 노동조합)
현대자동차의 주말 특근이 1일 울산1공장을 제외한 대부분 공장에서 실시되면서, 올 초부터 진행되어 온 ‘주간2교대제 전환’이 마무리되고 있다. 하지만 업종 특성상 완성차와 근무형태를 맞추어야 하는 부품업체 쪽은 주간2교대제 전환이 따라가기 벅찬 과제다. 이에 따라 정부와 현대기아차가 노동자의 장시간 근로와 밤샘 노동을 없애는 교대제 전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부품업체들의 사정을 살피고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최근 자동차 부품업체가 교대제 전환과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추가비용을 모두 부담하면, 현재 3% 수준인 수익률이 저하돼 적자상태로 떨어지거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자동차 부품업체 151곳을 대상으로 면접조사 등을 한 결과다. ‘자동차산업의 교대제와 노동시간’이란 제목의 이 보고서는 자동차 부품업체의 교대제 전환과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선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업체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사회정책연구본부장은 “주간2교대로 전환할 경우, 기존의 생산물량을 맞추기 위해선 노동강도를 높이거나 신규인력을 투입해야 하는데, 협력업체는 이미 라인을 풀가동하고 있어 강도를 높일 수도 없고, 투자비 여력도 별로 없어 주간교대제 전환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부품을 현대차 생산라인에 맞춰 실시간으로 납품하는 30여개 현대차 직서열업체 가운데 주간2교대제로 전환한 사업장은 현재 14곳에 불과하다.
부품업체들도 현대차의 교대제 개편으로 인해 회사가 겪게 될 어려운 점으로 ‘설비투자’를 1순위로 가장 많이 꼽았다. ‘근로자 임금 보전’(23.2%)과 ‘비용상승분의 납품 단가 반영’(23.2%)이라고 응답한 기업도 많았다. 빠듯한 협력업체의 이익률로 볼 때 비용이 가장 큰 문제인 것이다. 실제 현장 면접조사에서는 “교대제 개편이 힘들다고 하는데, 원청(현대차)에서 단가인하만 안하면 충분하다고 한다. 그런데 (이를 말하려고) 나설 사람이 없다”는 볼멘 소리도 나왔다. 또 “회사에 비정규직이 있는데, 주간연속 2교대로 가면 (노동시간이 줄어) 그들이 어떻게 임금을 보전받을지 걱정스럽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금속노조 노동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신규생산설비 투자와 노동자의 임금 보전을 위해 정부의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교대제 전환으로 밤샘 노동을 없애는 대신 생산물량을 맞추기 위해 만드는 신규 일자리에 재정을 지원하자는 주장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은 교대제 개편 또는 근로시간 단축 때 96개 부품회사에서 2200여명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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